트리혼의 세 가지 소원 동화는 내 친구 54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지음, 이주희 옮김, 에드워드 고리 그림 / 논장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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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쓰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어른'입니다.

아이의 마음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것... 그들이 늘 노력하는 지향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어른'들이 이끄는 이 세상은 어떤 곳일까요.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방식이 과연 아이를 위한 것일까요.

우리는 정말로 아이의 마음을 읽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엄마의 마음을 뜨끔하게 만들어 주는 무서운(?) 동화책이 여기 있습니다.

 



 

 

 

어른도 그러하겠지만, 아이에게 <생일>이란 정말 특별한 의미입니다.

트리혼도 생일을 맞아 마음이 무척 설레입니다. 트리혼은 어떤 선물을 받을까요.

트리혼은 이렇게 넓은 벽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선물을 받게 되면 둘 곳이 필요하니까요.

트리혼의 키보다 훨씬 넓은 벽장이 어쩐지 허전해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트리혼은 선물을 많이 받지 못했다네요. 올해는 과연 어떨까요.



 

 

 

트리혼의 설레는 마음과는 다르게... 엄마, 아빠는 정말로 무미건조한 대화들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남은 음식을 버리면 안되니까 다른 요리를 해야겠다고 말하구요.

아빠는 오늘이 트리혼의 생일이라고 축하해주기는 커녕, 생활비를 내야하는 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부모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저두 아이가 뭔가 진지하게 이야기할 때, 남편이랑 이런 식으로 대화를 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는 듣지 않은채... 훨씬 중요(?)한 이야기를 하느라고 한참 이야기를 하곤 했지요.

아이의 마음을 자주 무시했던 것이 떠올라서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트리혼은 우연히 뒷마당 구멍 속에서 병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병의 마개를 뺐더니, 굉장히 키가 큰 남자가 나오네요. 그는 지니일까요.

어쨌든 트리혼은 소원을 빌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 사람이 지니라면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줄 거니까요.

그렇지만 트리혼이 지니에 대해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해도, 마무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습니다.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이 건성으로 대답합니다.

엄마가 관심을 갖는 것은 정장과 어울릴 멋진 초록색 모자뿐입니다.



 

 

 

 엄마가 결국 트리혼에게 선물한 것은 예전 스웨터와 똑같은 모양으로 크기만 더 큰 것입니다.

"분명히 오래 입을 거다." 부모님은 이렇게 말하고 트리혼을 혼자 남겨둔 채 거실로 나갑니다.



 

 

 

적어도 생일날에는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라는 부모들도 있겠지만요.

이 책은 생일 그 자체 보다도... 아이와 부모와의 소통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고도의 위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리혼은 혼자 남아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됐다.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언젠가 다른 지니가 들어 있는 다른 병을 찾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똑같은 지니를 만날지도 모른다."

 

날마다 비슷한 날이 반복되는 육아...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하루도 특별하지 않은 아이가 아니었던 우리 아이...

그 일상을 소중하게 써내려가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



아이의 마음 읽기가...



엄마의 오늘... 그리고 내일의 숙제임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다음에 <트리혼의 세 가지 소원>을 읽을 때는 마음이 뜨끔하지 않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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