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이야기꾼 파울리네 우수문학상 수상 작가선 4
제임스 크뤼스 글, 레나테 하빙거 그림, 박종대 옮김 / 주니어중앙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서너 살 무렵...

막 말을 배울 때는, 무슨 말을 하던지

귀엽고 신기해서 열심히 들어 주고 반응도 크게 해주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법(?) 컸다고

바쁘다는 핑계로

나중에 이야기해라... 글로 써놔라... 이렇게 미루기 일쑤네요.

 

<뒤죽박죽 이야기꾼 파울리네>를 만나 보니,

그 끝없는 상상력이 우선 참 놀라웠고...

나중에는 딸 아이의 말을 경청하지 못했던 엄마로서

살짝살짝 마음이 찔리기도 했어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 파울리네가 어쩐지 울 딸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느껴졌거든요.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어서, 상대방이 내게 선물을 주고 싶다면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을까요.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돈? 옷?...

 

파울리네가 받고 싶은 선물은 사탕,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겁니다. 

그렇다면 파울리네는 '누군가'에게 어떤 선물을 주었을까요.

그건 어른들은 도저히 갖기 힘든 상상력을 통한 멋진 이야기랍니다.

기발하고 재미있어서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푹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이 포근하고 편안해집니다. 정말 따뜻한 이야기거든요.

 



 

 

열두 달 중에서 가장 예쁘게 차려입은 것은 언제일까요.

'오월'이라고 파울리네는 말합니다.

"칠월이 오월보다 더 예쁜 꽃들을 선사하지만, 우리가 별로 부족한 게 없을 때만 나타나.

반면에 오뤌은 우리가 가난할 때 선물을 줘."

일년이라는 순환이 파울리네의 이야기로 들려지니

아름답고 멋진 환타지로 변하네요. 오월은 환하게 웃음 짓는 아이라는 표현이 정말 멋집니다.

 

파울리네는 행운을 타고난 '일요일 아이'랍니다.

운이 없다고 믿는 '월요일 아저씨'에게도 행복을 나누어 주는

진정한 행운을 가진 아이지요.

책을 읽을수록 내용도 재미있지만,

파울리네의 고운 심성을 우리아이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울리네가 한 살 더 먹으면서

아쉽게도 이야기꾼 노릇은 시큰둥해졌다네요. 

어려서는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늙어서는 한결 원숙한 이야기꾼의 솜씨를 자랑하지만...

그 중간에는 이야기하는 것보다 세상을 경험하느라 바빠 이야기를 잊고 지낸다는...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인생을 '이야기'라는 방식으로 풀어 놓은 작가의 생각에

많이 공감하게 되네요.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딸아이가

너무 바빠져서 이야기하는 것을 잊기 전에,

열심히 경청하고 반응해줘야 겠어요.

 

아이랑 파울리네를 읽고나니,

파울리네 못지 않은 상상 속 이야기를 제게 들려줄 것 같네요.

전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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