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일의 출근이 올 거야 - 일단 오늘의 출근부터 해내야겠지만
안개 지음 / 올라(HOLA)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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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 때 퇴사하고 제 2의 삶, 행복한 삶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책을 많이 찾아 본 적이 있다. 회사 생활이 힘겹던 시절, 나도 퇴사만을 꿈꾸며 버티며 남들의 퇴사 후 성공 스토리,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양식으로 삼아 살아갔던 나날이 있다. 그 때는 퇴사만 하면 모든게 다 해결되고 홀가분해질 줄 알았던 시절이었다.




"내일은 내일의 출근이 올거야"의 저자 안개는 이와는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말해준다. 퇴사만은 능사가 아니라고, 출근하는 삶이 꼭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넌지시 알려준다. 

저자는 첫 직업, 직장으로 소위 말하는 덕업일치를 한 번에 이룬 사람이었다. 원하는 드라마 기획 파트로 들어가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거라고 기대했지만, 꿈이 없는게 나을 때도 있다고 할 만큼 사회의 쓴 맛이란 쓴 맛은 모조리 겪고, 몇 년만에 그 업계를 떠나고 만다.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한 좋아하는 일 찾기. 일을 해나가며 동시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저자 앞에 나타난 건 넘어설 수 없는 벽이었다.



그렇게 저자는 흔하다면 흔할 한 명의 직장인으로 돌아온다. 항상 기쁜 일만 있는 건 아니고, 퇴사하고 싶은 순간도 오지만 동시에 퇴사하기 싫은 양가 감정을 느끼며 내일은 내일의 출근이 올거라고 자신에게 되뇌인다. 삶을 거쳐간 실패와 쓰라림을 자양분으로 보다 더 "근사한 어른"이 되기 위해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내딛는다.



순식간에 읽어 내려나간 안개 작가의 이야기는 마치 내가 걸어온 길, 내 인생을 거울로 마주하는 것과 같아서 정말 깊이 공감이 되었다. 저자와 똑같은 삶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책 안 곳곳에 고개를 심히 끄덕이며 동감하고, 맞아 맞아 이건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어라는 내용이 가득했다. 동시에 안도를 느꼈다. 한 때는 나만 이상하고, 나만 뒤쳐지는 줄 알아 자괴감이 가득한 시절이 있었다. 그 수렁을 빠져나온지도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이런 내게 "내일은 내일이 올거야"는 작은 위안과 위로를 주었다. 너 같은 사람이 또 있고, 그게 비정상은 아니라고.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그러면서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싶다는 욕망이 다시금 고개를 들추었다. 항상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가득했지만 주저하다가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하기 일쑤였다. 저자는 자신을 클렌징하고 싶다면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독서만 간접 체험이 되는 줄 알았는데, 글쓰기도 새로운 경험과 감정들을 가져다준다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나 또한 저자처럼 내일의 출근을 바라보며 오늘의 출근을 해내는 한 명의 직장인이지만, 언젠가 책 한 권을 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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