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 여름이 긴 것은 수박을 많이 먹으라는 뜻이다 띵 시리즈 28
쩡찌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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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벤트 #띵포터즈

여름은 늘 지루하고 덥기만 한 계절이라 여겨왔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저자는 수박, 귤, 사과 같은 평범한 과일들을 통해 계절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그 안에서 삶의 온기를 발견하게 한다.

짧은 문장 속에서 묻어나는 유머와 사색이 마음을 환하게 밝히곤 했다.
“눈을 뜨자마자 사과를 먹었다. 정확히는 눈을 뜨려고 사과를 먹은 것이다”라는 구절은 사소한 행위도 따뜻한 의미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과일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기억을 이어주는 매개로 그려진다.
엄마가 건네준 수박 한 조각, 친구 집에 들고 간 귤, 아빠가 보내온 10kg의 키위는 모두 소소하지만 깊은 정이 담긴 장면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여러 번 웃음을 지었고, 또 여러 번 멈춰 서서 내 여름과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 순간들마다 이 책은 바쁜 일상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처럼 다가왔다.

『여름이 긴 것은 수박을 많이 먹으라는 뜻이다』는 계절을 즐기라는 단순한 권유를 넘어, 삶을 조금 더 느리게 음미해도 좋다는 위로를 건네는 책이었다.
여름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작은 선물 같은 여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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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푸른 돌
은모든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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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든 작가의 『세 개의 푸른 돌』은 두 주인공 루미와 현, 그리고 친구 반희가 서로 상처를 안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루미는 어릴 때 엄마를 잃고 아버지를 돌보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 그녀는 아버지의 칩거와 가족 문제로 인해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현은 부모의 욕망과 기대 속에서 유년 시절을 빼앗겼으며, 외로움과 상실감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반희는 이 둘의 친구로, 두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고민과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이야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은 고전 심청전과 제주 무속 신화 ‘가믄장애기’의 모티프를 바탕으로 ‘효’, ‘가난’, ‘부모의 개안’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작가는 이를 통해 부모와 자식,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고통과 갈등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특히 루미와 현이 동창이라는 느슨한 연결 고리로만 남아 있다가, 졸업 후 우연히 다시 만나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나누고 연대해 가는 과정은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감당해야 할 무게를 함께 나눌 수는 없지만, 가까운 곳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은모든 작가의 유려한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는 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들의 삶과 고통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든다.

『세 개의 푸른 돌』은 고생과 고통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시간이 되어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장소설의 따뜻한 위로와 진솔한 현실 인식을 모두 품은 이 작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공감과 희망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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