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푸른 돌
은모든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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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든 작가의 『세 개의 푸른 돌』은 두 주인공 루미와 현, 그리고 친구 반희가 서로 상처를 안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루미는 어릴 때 엄마를 잃고 아버지를 돌보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 그녀는 아버지의 칩거와 가족 문제로 인해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현은 부모의 욕망과 기대 속에서 유년 시절을 빼앗겼으며, 외로움과 상실감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반희는 이 둘의 친구로, 두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고민과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이야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은 고전 심청전과 제주 무속 신화 ‘가믄장애기’의 모티프를 바탕으로 ‘효’, ‘가난’, ‘부모의 개안’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작가는 이를 통해 부모와 자식,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고통과 갈등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특히 루미와 현이 동창이라는 느슨한 연결 고리로만 남아 있다가, 졸업 후 우연히 다시 만나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나누고 연대해 가는 과정은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감당해야 할 무게를 함께 나눌 수는 없지만, 가까운 곳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은모든 작가의 유려한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는 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들의 삶과 고통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든다.

『세 개의 푸른 돌』은 고생과 고통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시간이 되어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장소설의 따뜻한 위로와 진솔한 현실 인식을 모두 품은 이 작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공감과 희망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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