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추모시 ㅣ 현북스 청소년소설 25
이희준 지음 / 현북스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두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고 나니 세월호 참사는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픈 이야기예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보낼 때도 부모라면 한 번쯤 마음이 조마조마해질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는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에 남아 있고 쉽게 잊을 수 없는 아픔이에요.

추모시의 주인공 시윤이는 시인이 꿈인 평범한 고등학생이에요.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는 날, 갑작스럽게 열이 나서 집에 남게 돼요. 그런데 그날 밤 친구들이 탄 배가 침몰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지요. 처음에는 모두 구조되었다는 소식에 안도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소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윤이의 세상은 무너져 내려요.

어제까지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들이 하루아침에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면 어떤 마음일까요?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친구들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워요. 특히 시윤이가 친구들을 추모하는 시를 써야 한다는 부탁을 받는 장면에서는 어떤 말로 그 슬픔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는 너무 가볍고 현실은 너무 무겁다는 시윤이의 고민이 마음에 깊이 남았어요. 인터넷에서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는 말들을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어요.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인데 어떻게 그런 아픔을 함부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시윤이는 떠난 친구들의 흔적을 찾아보고 유족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추모의 의미를 알아가요. 처음에는 시를 쓸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구들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따라가며 결국 자신이 시가 되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책은 소설에서 시작해 점점 시의 형태로 변해 가는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문학으로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 보여 주는 특별한 작품이에요.

엄마가 되고 나니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누군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식이라는 사실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와요. 추모시는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되돌아보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왜 기억해야 하고 어떻게 애도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에요. 시간이 흘러도 잊지 않는 것, 떠난 이들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 두 딸에게도 언젠가 꼭 이야기해 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아픔과 그리움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전해 주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