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초1, 초3 두 자매를 키우는 워킹맘인 저에게 출동! 얼렁뚱땅 히어로는 웃으면서 읽다가도 마음 한구석이 뜨끔해지는 책이었어요.
첫째와 둘째는 매일 저에게 공기놀이하자, 오목 두자, 술래잡기하자며 놀아 달라고 해요. 하지만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 보니 이따가 하자, 엄마 지금 피곤해라는 말을 자주 하게 돼요. 아이들과 놀아 주는 일이 왜 이렇게 힘들까 싶다가도 이 책의 주인공 추추를 만나니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땅끝마을에 사는 귀여운 막내 두더지 추추는 심심해서 엄마, 아빠, 형에게 놀아 달라고 하지만 아무도 함께해 주지 않아요. 그러던 어느 날 땅을 파다가 원하는 목소리를 흉내 내는 신기한 스피커를 발견해요. 자신과 놀아 주지 않는 가족을 골려 주려고 친구 더더와 비밀 작전을 시작하지요.

아빠가 무서워하는 회사 사장님, 형이 어려워하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흉내 내기 위해 회사와 학교까지 찾아가는 추추의 모습이 어찌나 엉뚱하고 기발한지 읽다 보면 웃음이 터져요. 그런데 장난을 치려고 찾아간 곳에서 아빠가 회사 사장님 눈치를 보며 힘들어하는 모습과 형이 학교에서 주눅 든 모습을 발견하면서 추추의 마음이 조금씩 달라져요. 가족을 골탕 먹이려던 작전이 오히려 가족을 응원하고 웃게 만드는 작전으로 바뀌는 과정이 참 따뜻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추추를 통해 아이들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거예요. 나와 놀아 주지 않아 서운했던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상대방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과 힘든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가거든요. 가족뿐 아니라 친구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추추의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초1 막내가 읽기에도 부담 없는 글밥과 큼지막한 글씨, 시원시원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도 마음에 들었어요. 이제 막 글밥이 있는 책으로 넘어가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기 좋은 창작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놀아 달라고 할 때마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기만 했던 제 모습도 돌아보게 됐어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언제나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때로는 잠깐이라도 눈을 맞추고 함께 웃어 주는 엄마일지도 모르겠어요. 오늘은 아이들이 놀자고 하면 딱 10분이라도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함께 놀아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