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트라이앵글
오채 지음 / 비룡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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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트라이앵글|글 오채|비룡소

 

우리가 성장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도대체 언제 자신이 성장하는지 알 수가 없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면 우리는 지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지금 성장하고 있다


형태 엄마가 운영하는 '몽마르뜨 언덕 위'라는 식당이 있는 빌라에 형태와 소월, 지하에 고흐화방, 옥상에 오디션 준비를 하는 미스터 장이 함께 살고 있다
그들은 형태 엄마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한 가족처럼 지낸다


구둣방 일을 하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소월에게는 아빠가 있다
아빠는 소월이가 갓난아기 때 현실의 무게 때문에 도망치듯 사라져버렸다
소월은 엄마의 유품인 카세트에 꽂힌 '나의 베스트' 테이프를 들으면서 엄마와 아빠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중딩에게 맞는 술 취한 아저씨를 한심하게 지켜보는데 그 사람이 바로 아빠란다
그런 철부지 아빠가 어느 날 은근슬쩍 돌아왔지만 딸이 아버지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만큼 계속 철부지다
오히려 없는 게 나은 아빠지만, 엄마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아빠를 보면서 소월은 점점 마음의 문을 연다
그리고 역마살이 낀 아빠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애견미용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준다
미운 아빠지만, 사고만치는 아빠지만, 할아버지를 위해서 아빠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신을 버렸던 아빠가 돌아오고 할아버지의 병세 악화와 갈등을 겪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하나하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길을 가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엄마와 사는 형태도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다
엄마의 욕심으로 창조예고 재수생으로 비싼 레슨비를 내고 그림을 그리는데, 정작 형태는 미용학교에 가고 싶다
엄마의 꿈인지, 내 꿈인지 완전 헷갈리는 고민은 계속 이어진다
그렇게 고민하고 갈등하던 형태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길을 말하고 다투게 되지만, 결국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간다
형태 엄마는 소통강의를 들으며 자신의 행복을 찾는데, 마침 공개강의가 있어서 삼총사는 형태 어머니와 같이 들으러 간다
'당신은 살아있습니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한 강의는 형태에게 집착하고 있는 형태 엄마와 꿈이 없는 소월에게 생각의 창을 열어준다.


오천만 원 짜리 바이올린으로 레슨을 받고 바이올리니스트가 꿈인 줄 알았던 시원 역시 어느 날 문득 음악이 시시하게 느껴진다
세상 부러울 것도 없고, 고민도 없어보이던 부잣집 아들 시원이는 가출까지 한다
기계 같은 자신이 싫고, 엄마도 바이올린도 다 포기한 채 자아를 찾아 잠시 방황의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했던 것은 바이올린임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와서 유학을 결정한다


삼총사는 꿈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꿈이 있는 사람도,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사람도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은 하게 된다
진로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 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바로 그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적어도 그 고민을 인식하는 순간이 성장 그 자체라고 소설은 말한다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진정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청춘은 아름답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잠시 방황하는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너희는 또 그렇게 성장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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