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소년 표류기 파랑새 세계명작 10
소민호 엮음, 김영미 그림, 쥘 베른 / 파랑새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15소년 표류기|쥘 베른 저 | 김영미 그림 | 파랑새

 

 


이 책은 다양한 국적과 개성 강한 성격의 열다섯 명의 소년이
약 2년 동안 태평양의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모험을 다루고 있다


영국의 식민지인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는 ‘체어먼’이라는 유명한 학교가 있다
체어먼 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서 온 부잣집 아이들로
백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다


체어먼 학교 학생 열네 명은 여름 방학 동안 슬루기호를 타고
여섯 주 동안 뉴질랜드 연안을 항해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 여행에 함께하는 소년들은 서로 학년이 다를 뿐 아니라,
나이도 여덟 살에서 열네 살까지 달랐다
태어난 나라도 브리앙과 자크는 프랑스 인이었고,
고든은 미국인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영국인이었다
슬루기호는 여름 방학 다음날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 전날 밤 미리 배에 오른다
선장이 올 시각은 아직 멀었고,
선원들은 술을 마시러 가서 새벽 한 시가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항구에 매어 놓은 밧줄이 풀린 채
슬루기호가 썰물에 밀려 넓은 바다로 서서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배가 표류하게 되고, 견습 선원 모코를 비롯한 열다섯 명의 소년들은
천신만고 끝에 무인도에 도착한다


한편 슬루기호가 사라진 오클랜드 항구에서는 큰 소동이 벌어졌다
소년들의 가족과 선원들은 두 척의 배를 타고 보름 동안 부근 바다를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슬루기호라고 쓰인 이름 판만 찾았을 뿐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가족들은 슬루기호가 거센 비바람에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여기게 된다
찾는 것을 멈춘 가족들은 깊은 슬픔에 빠진다
......


무인도가 배경인 모험 이야기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들 수 있다
쥘 베른 역시 당시 유행하던 ‘로빈슨 이야기’의 하나로 『15소년 표류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로빈슨 이야기’와 다른 점은 개성이 넘치는 열다섯 명의 소년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브리앙은 용감하고 지혜롭지만 규칙을 무시하기도 하는 등 사고방식이 자유롭다
자존심이 강하고 명예를 중요시하는 도니펀은 브리앙을 시기하여 사사건건 부딪힌다
한편 매사에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미국 소년 고든은 도니펀과 브리앙 사이를 중재하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해 아이들의 지지를 얻는다
한편 음식 만들기 좋아하는 서비스, 먹보 코스타, 겁이 많은 도울, 만능 견습 선원 모코 등도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흥미롭다
극적인 사건의 연속으로 마지막까지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또한 단순한 모험이야기가 아닌 열다섯 명의 소년들을 통해 인간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소년들이 무인도에서 겪게 되는 일들은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소년들은 전에 이 섬에 살았던 조난자의 백골과 그가 살았던 동굴을 발견한다
그 동굴에 자리를 잡은 소년들은 식량을 비롯해 필요한 물건을 얻기 위해 자연과 용감하게 싸워 나간다
큰 바다거북을 잡아서 요리해 먹고,
야생 타조를 길들여 타려고 시도하고,
바다표범을 사냥해 램프에 넣을 기름을 마련하고,
우유가 나오는 ‘암소 나무’를 발견하는 등 무인도 생활은 양파 같이 날마다 새롭고 다양한 모험 이야기로 가득하다


더불어 독자들에게 간접 모험의 경험을 맛보게 하면서,
캠핑 등에 흥미를 갖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이 책은 다양한 사건과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로 가득 차 있다


소년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무인도의 곳곳에 이름을 붙인 다음,
섬을 기숙학교 이름을 따서 ‘체어먼 섬’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곳에 안정된 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
소년들은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처음에는 고든이 지도자가 되지만 다음에는 선거를 통해 브리앙이 지도자가 된다
이 과정에서 소년들은 은밀히 선거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브리앙이 지도자가 되었을 때 얻게 될 이득을 재보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은 권력과 이득을 놓고 다투는 어른들의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도니펀은 자신을 따르는 아이들과 함께 결국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그때 악당들이 섬에 표류해 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브리앙은 도니펀 일행을 찾아서 동굴로 데려온다
소년들은 악당들이 머무는 곳을 확인하기 위해 밤에 연을 타고 올라가 불빛을 찾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브리앙의 동생 자크가 자신이 배를 묶었던 밧줄을 장난으로 끊는 바람에 배가 표류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연을 타겠다고 나선다
사람이 연을 타고 올라간다는 설정 역시 기발할뿐더러 자크의 고백은 극적인 재미를 준다
악당들이 섬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소년들은 악당들과 함께 표류해 온 케이트, 에번스와 힘을 합쳐 그들을 물리친다
그리고 배를 수리해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된다


2년 만에 집에 돌아온 소년들은 그 사이 많이 자랐다
서로 갈등하면서도 협동하여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동안 소년들은 몸도 마음도 성숙해졌다
이러한 소년들의 모험을 우리는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면서
상상력뿐 아니라 용기와 지혜 또한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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