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의미에서 ‘자기만의 방‘은 꼭 글쓰는 여자 뿐 아니라 전업주부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남편 내조에 애들 뒷바라지, 시시때때로돌아오는 시댁과 친정 행사까지 정신없이 챙기다보면 전업주부의 하루는, 나아가 그 하루하루가 모여 만든 인생은 사나운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린 것처럼 방향을 잃고 만다. 분명 바다 같던 시간이었는데정신 차리고 보면 내 인생엔 수영장만큼의 시간도 고여 있지 않다.
전업주부에게 ‘자기만의 방‘은 그래서 필요하다. 속절없이 가족들에게 흘러 들어가 버리는 시간을, 벽과 방문을 ‘둑‘ 삼아 내게 고이게하는 것. 그렇게 확보한 고독을 오롯이 내 인생의 방향을 점검하고,
내가 성장하는 데만 투자하는 것. 그것이 결국 전업주부를 웃게 하고, 종국에는 방 밖으로 이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