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브레인 -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아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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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과 건강을 지키면서 똑똑하게 디지털 시대, 뉴노멀 시대에 적응해 나가고 싶다면 <인스타브레인> 책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종이책, 전자책을 모두 막론하고 집중력있게 글을 읽는 것이 힘들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나 또한 책 한 권은 물론, 한 챕터를 끈기 있게 끝내는 작업이 예전과 달리 힘들어졌고 책을 읽을 때마다 SNS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다가 퇴근 후 소중한 시간을 날리기 일쑤였다.

몰입을 빼앗긴 시대, 하루에 2600번 핸드폰을 만지는 동안 우리 뇌의 회로는 계속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내가 왜 SNS에 중독이 되었는지, 왜 우리의 뇌는 SNS에 중독되기가 쉬운지, 왜 요즘에 몰입을 하기 어려운 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인스타브레인>이 그 모든 것을 친절하고 쉽게 담았다.

표지부터가 인스타그램스럽다. 처음에는 표지만 보고 인스타그램 마케팅 책인 줄 알았더니 스웨덴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안데르스 한센의 최신작으로 2019 헬스 어워드를 비롯 6개가 넘는 상을 수상한 헬스 케어 관련 심리학 책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선조들보다 더 오래 살고 있고 더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차 있다. 클릭 한 번이면 게임도 할 수 있고 만화도 볼 수 있으며 영화도 볼 수 있지만 그 어느 때부터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우울증을 호소한다.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저자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우리의 뇌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채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행동 및 뇌의 회로도 이에 맞게 바뀌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우리의 뇌는 바뀐 생활 환경을 따라 잡기에 아직도 적응 중이다. 스마트폰과 같은 물건은 인류의 역사 상에서 볼 때 눈깜짝할 새에 지나지 않으며, 아직 우리의 뇌는 사바나에서 뛰놀던 원시적인 욕구에 더 맞춰 있다고 한다.

더 자고 싶고 움직이고 싶고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싶은 욕구 쪽으로 맞춰 있다 보니 급작스럽게 탄생한 SNS에 중독은 되었을지라도 그만큼 우리 정신과 몸은 스트레스 받고 있는다는 말. 점점 더 과거보다 덜 자고 못 자다 보니 우리의 기분은 나빠질 수 없다.

과거의 선조들은 동시에 생존을 하기 위해 열심히 정보를 모아야 했고 예측불허의 자연 환경에서 먹을 것을 찾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끊임 없이 기대감을 가지고 헤맸어야만 했다. 이런 본능적 욕구에서 계속 진화된 도파민 호르몬은 아직도 우리로 하여금 끊임 없이 정보를 찾게 하고 만족스러운 보상을 얻기 위해 예측불허의 상황 속에서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러한 도파민의 특성 때문에 새로운 정보들과 예측불허 사건들로 가득찬 SNS는 말 그대로 먹지 않지만, 보는 마약과 같다는 것. 중독되기 쉽다는 말이다. 페이스북, 스냅챗, 인스타그램은 우리의 도파민을 자극하기 위해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해킹했고 이를 이용해 끊임 없이 자극적인 광고 및 정보에 노출 시켜 디지털 노예가 되도록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처음 선보인 애플의 거장, 스티븐 잡스도 자기 아이들에게 휴대폰 사용을 제한했다고 한다. 우리로 하여금 최대한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도록 우리의 약점을 노려 계속 도파민을 투여하는 것이 스마트폰, SNS의 단점이라는 것을 그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새롭고 감정적으로 흥분되거나 위험한 것을 선호하는 우리의 뇌를 활용해 계속 디지털 사탕을 던지면서 우리가 주체적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부정적인 영향이 우리가 몰입하기 어렵도록, 자제력을 잃기 쉽도록 만들었다는 것을 그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일까. 사실 이건 우리의 잘못이라기 어렵다. 우리의 뇌와 새로운 신문물이 아직 조화롭게 공생할 환경이 안 갖추어져 있을 뿐.

그렇다면 집중력을 빼앗긴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기억력과 집중력 테스트에서 실험실 바깥에 휴대전화를 둔 학생들이 무음으로 바꿔서 주머니에 넣은 학생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나 또한 이런 경험이 정말 많았다. 핸드폰이 근처에 있기만 해도 바로바로 확인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밤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눕게 되는데 이럴 경우 잠들기가 어려워진다. 블루라이트 때문에 우리의 생체 리듬은 깨지게 되고 장기기억형성장애를 겪을 가능성 또한 커진다고 한다.

인간은 본투비 사회적인 동물이며, 잠재적인 동맹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람 사이의 갈등 관계에도 관심이 많고 부정적인 소문 퍼뜨리기도 좋아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기 또한 좋아해서 SNS는 우리 인간의 욕구와 니즈에 최적화된 채널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왜 SNS를 하면 할수록 더 우울해지는 걸까. 디지털 관계는 실제 관계를 대체할 수 없으며 사회적 계층 속에서 자신의 지위가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해 자신의 지위가 타인보다 낮을 경우 질투 및 불안의 감정이 작용해 우울증에 빠지기 쉬워서이다.

나 또한 그렇다. 아직도 SNS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내가 영위하고 싶은 삶을 지닌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워하고 그들의 삶을 정보 습득이라는 명목 하에 계속 스크리닝하면서 내 스스로와 비교하고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게 만든다. 책에 따르면, 가장 큰 질투의 대상은 새 차나 리모델링한 집도 아니고 이국적인 곳에서 찍은 휴가 사진이라는 것.

내 경우에 비추어 봐도 회사를 다니지 않고 먹고 즐기며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부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때로는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SNS를 줄이거나 중단했더니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해했고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며 면대면 관계에 더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혼잣말로 스마트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라고 계속 말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자극적이고 즐거운 흥미거리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눈도 뻑뻑하고 피곤하고 감정적으로 우울한 상태가 쉽게 온다. 좀 줄여야지 하면서도 쉽게 줄여지지 않는 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아예 떨어져 지낼 수도 없는 터라 그가 제안하는 '디지털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 수칙'을 따라 보기로 했다.

수칙 중에 몇 가지 내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꾸기로 했다.

-휴대전화를 흑백 톤으로 설정하여 도파민 분비를 낮출 것

-문자나 메일 확인하는 시간을 따로 지정해 둘 것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두고 가방 안에 둘 것

-운동을 통해 심박수를 높여 최대한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것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SNS 이용 시에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은 사람만 팔로우할 것

-SNS를 소통 도구로 여겨 다른 사람들의 피드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남기고 친밀감을 형성할 것

스마트폰에 중독된 삶을 살 지, 보다 더 주체적인 삶을 살 지는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완전 스마트폰과 SNS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이런 삶 속에서 온전히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내게 집중하고, 몰입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 우리 뇌를 이해하고 나니 우리의 행동에 대해 더 이해하기 쉬워졌다.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면, 보다 더 주체적이고 즐거운 삶을 살고 싶다면 <인스타브레인>, 디지털 뇌 분석서를 꼭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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