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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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영미소설 중 하나로 <동물농장>은 중고등학생 때 읽어야 할 필독서였다. 동물 우화를 통해 전체주의와 공산주의를 비판한 의미 있는 작품으로 유명한 <동물농장>은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보니 어렸을 때 읽었던 것 이상으로 이면에 숨겨진 풍부한 의미를 밝혀낼 수 있었다


특히, 최근 4월 선거를 경험하고 누구를 뽑을 지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민으로서 <동물농장>이 가지는 의미는 컸다. 공산주의 또는 전체주의라는 정치적 이념에서 벗어나 대중이 똑똑해야 감시적 역할도 잘 할 수 있음을 느꼈고, 갇혀 있기보다는 열린 시민 의식을 갖춰야 변화를 꾀함에 두려움이 없음을 배웠던 것 같다. 누적 판매 천만 부 이상, 전세계 7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된 BBC 선정 꼭 읽어야 하는 책인 <동물농장>은 시대에 상관 없이 경각심을 제공하는 최고의 정치 풍자 소설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할 것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책에 앞서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에 대해 이해가 앞서면 좀 더 도움이 된다.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했던 그는 전체주의 그리고 러시아 편향의 사회주의에 상당히 비판적인 견해를 가졌으며, 직간접적으로 글을 통해 사람들을 계몽하고자 했다.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침묵하는 상황을 보았으며, 용감하게 전투에서 싸운 부대원들을 반역자로 모는 등 실제로 일어난 그대로의 역사가 아닌, ‘당의 노선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를 보며 그 당시 올바른 정치의 역할에 대해 글을 썼다고 한다. <동물농장>에는 그가 말하는 사람들을 주목하게 하고 싶은 어떤 진실이 숨어 있었고, <동물농장>을 읽은 나는 읽기 전과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


<동물농장>에는 수많은 인간 군상들이 동물로 풍자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러시아혁명 이후의 스탈린 체제를 비판한 소재지만 서론에 이야기한 것처럼 당파와 상관 없이 모든 체제를 간파하는 통찰이 담겨 있다.


존스 씨가 운영하는 메이너 농장의 동물들은 농장의 나이든 수퇘지 메이저 씨의 꿈에 대해 듣게 된다. 동물들이 적인 인간에게 모두 해방되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고 결국 자유를 성취하는 주제였고, 동물들의 이런 이상적인 사상이 담긴 <잉글랜드의 짐승들>이라는 노래가 불려지며 혁명이 꿈틀 되게 된다. 메이저가 죽고 난 후, ‘스노우볼나폴레옹이 인간에게서의 해방을 주체적으로 이끌며 <메이너 농장> <동물농장>으로 바꾸고 <동물주의>에 입각한 일곱계명을 세워 동물들을 위한 이상적인 사회 건설에 도입된다. 처음에는 평화로웠던 동물들의 삶이 구현되는지 싶었지만 스노우볼과 나폴레옹의 정치를 통해 조금씩 원 의미가 변질되어 갔으며, 나폴레옹은 맹렬한 개 아홉 마리를 내세워 그와 정치적 신념이 다른 스노우볼을 쫓아내고 완벽한 독재 정치를 시작한다.


나폴레옹은 인간들과의 거래를 시작하며 그들이 처음 세운 일곱계명을 사람들 몰래 조금씩 수정한다. 나폴레옹은 동물농장 내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스노우볼의 짓으로 몰아세우며 공동의 적을 만든 후 자신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유지하려 한다. 나폴레옹을 비롯한 돼지들은 인간처럼 침대에서 잠을 자고 술을 마시는 건 물론, 인간처럼 두 발로 걷기에 이른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라는 말은 사라지고 다른 동물보다 어떤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라는 계명만이 남으며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 알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인간이나 돼지나 할 것 없이 똑같아져 버린다.


동물농장의 세계는 현실이며, 메이저는 마르크스, 나폴레옹은 스탈린, 스노우볼은 트로츠키, 복서는 프롤레타리아트, 동물 반란은 러시아 혁명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그의 탁월한 비유와 우화적 스토리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무리의 대중들이 어떻게 정치적 이념으로 인해 변화할 수 있는 지, 그 교묘한 수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는데 나폴레옹 최측근인 스퀼러는 언변이 뛰어난 작자로 나폴레옹의 말을 받들어 뛰어난 언변으로 대중을 선동했고, 나폴레옹이 어렸을 때부터 따로 교육시킨 아홉 마리의 개들는 대중들을 압박하는 무력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우매한 대중들을 가장 빠르게 정신 교육을 시키는 목적으로 정치적 사상이 담긴 노래일곱계명을 만들었으며, 대중들의 불만이 나올 때마다 양들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를 외쳐댔다. 소수의 정치꾼들이 다수의 대중을 설득 또는 무력화시키는 방법들을 보며 대중의 일원이자 소시민인 내가 이런 책들을 많이 읽어 통찰력을 기르고 지식인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만이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고 깨달았던 것 같다.


정치 소설이라서 재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지만, 생각보다 너무 재미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듯하다. 잘못된 정치 이념에 매몰되어 버린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동물들에 빗대어 한 책에 모두 남아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문학의 사회 비판적 역할에 대해서도 깊은 메시지를 남기는 <동물농장>을 통해 사회의 올바른 역할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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