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극명하게 나뉘어진 삶의 모습에선 설국 열차가, 특권 계층의 자리를 놓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한다는 점에서 헝거 게임이, 자신의 삶이 전 세계에 반영된다는 점에서는 트루먼쇼가 떠오른다. 하지만 <스노볼>은 좀 더 순한맛이고, 소재가 비슷하게 느껴질 뿐 예측할 수 없는 방면으로 내용이 전개 된다. 초반엔 ‘이거 너무 짬뽕 아냐?’ 싶어 피식피식 웃으며 읽다가, 이내 몰입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다. 다소 항마력을 요구하는 장면도 있었고 유치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다. ㅎㅎ 직접적인 표현이나 장면으로 재미가 떨어지는 부분도, 묘사가 어설프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다. 어렸을 때 읽던 팬픽 느낌......ㅎ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말이 마음에 안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소재와 빠르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보여준 이야기 이상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
<스노볼>을 읽으며 ‘어떻게 저렇게 극심한 차별을, 빈부격차가 심한 삶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 있지?’ 라고 생각을 했지만 사실 판타지 속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삶 역시, 먹지 못해 죽는 이들과 전세기를 타며 세계를 누비는 이들의 삶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노볼> 속의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삶에 의문을 가질수록, 내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와닿아 숨이 턱턱 막혔다.
<스노볼>은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누군가에 의해 편집되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가는 것.
당신은… 남들이 원하는 모습, SNS에 보여주고 싶은 모습, 세상이 그래야만 한다고 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 내가 받아본 건 가제본으로, 정식 출간 시 작품 내용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았으나, 솔직한 감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