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태백산맥을 지켜라
강상균 지음, 남기영 그림, 류재명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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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주기 위한 책들이 시중에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때문에 대부분의 학습만화 형식의 교과연계 책들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입장인데, 내가 학교 다닐 때 무척 약했던 부분 중 하나인 ‘지리’에 대한 학습만화 ‘으라차차 태백산맥을 지켜라’를 읽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정말 웃긴데 젤잘난 박사, 더잘난 박사, 짱잘난, 집요한 형사, 강렬해 반장 등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 즐거운 이름들이 소개된 페이지부터 책에 끌리는 느낌이 강하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관동지방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지리적 재난을 일으켜 매점매석할 자원을 비싸게 팔거나 투기할 자원을 사들이는 일이 주 업무인 ‘재난투기 위원회’라는 다소 황당하지만 현실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어서 섬뜩한 이야기가 긴장감을 조성하며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젤잘난 박사가 세계재난투기위원회의 한국 진출을 막기 위해 만든 만능 변신 로봇 지오와 박사의 손자인 짱잘난이 납치당한 박사를 구하고, 재난투기위원회의 음모를 막아 내는 것이 이 책의 큰 줄거리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오가 박사로부터 받은 최상위 명령에 의해 춘천과 관동 지방을 알아보는 것으로 지리 여행이 시작된다.




나 역시 뉴스에서 관동 지방이나 영서, 영동과 같은 말을 들으면 정확히 어딘지 알 수 없었는데, 당장 내가 사는 곳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있고 상관없다 생각해 일부러 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수록한 Tip과 초등지리 업그레이드 Quiz를 읽으면서 차츰 지리에 눈을 떠갔다.




우리 집 세 남매가 그리 책을 좋아라하는 아이들이 아닌데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서로에게 Quiz를 내고 맞추는 모습을 보니 참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지리와 기후를 이용한 범죄의 구성과 자원, 특산물과 같은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 한 권의 책으로 확실하게 관동 지방에 대해 두루두루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거 같다.




책 자체에는 1권이라 표기되지 않아 단행본인줄 알았는데, 이야기의 끝을 보니 계속해서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다. 아마도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관동 지방을 다루었으니, 후속편이 나온다면 다른 지역의 이름이 책 제목이 될 모양이다. 지리에 대해 나처럼, 우리 아이들처럼 접근하기 어려워할 때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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