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이 일류대 간 경후의 담대한 꿈 - 자율고.자기주도학습법 공개
김호 지음 / 지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잘나가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언어영재, 독서영재, 피켜 스케이팅 선수, 공부의 달인 등 오랜 기간 동안 목표를 향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철학과 인내심으로 이루어낸 눈부신 결과를 책으로 펴내는 게 대세인 듯하다. 어느 정도는 출판사들의 영리를 목적으로 한 부추김으로 책을 펴내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는 부모와 아이에게 한 가닥 희망과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안내서가 없을 듯하다.

  사교육의 물결이 대한민국을 덮친 것은 한두 해전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고, 시대의 리더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는 부모라면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잘나가는 학원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때에 고등학교 3년 과정 중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아래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경후의 이야기가 담긴 ‘경후의 담대한 꿈’은 무작정 아이를 사교육 시장에 떠미는 부모들의 조급한 심정을 다잡아주고 아이의 미래를 향해 무엇이 중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내 입장에서 보면 세계의 바다를 누비며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시간적으로 일반 직장인보다 여유로운 자영업자 아버지와 중학교 교사를 어머니로 둔 경후의 상황이 꽤 좋아 보인다. 단순히 뒷받침해줄 수 있는 금전적인 여유만 있고 부모로서 감시자의 역할만 담당하고자 하는 부모를 둔 아이들에 비해 생각이 깨어있는 부모를 두었다는 것은 환경 자체를 평가할 때 유리한 쪽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그렇게 튀지 않았던 경후와 친구들이 복습과 예습을 철저히 하는 습관을 들인 것 하나만으로 놀라운 집중력과 지구력을 지니게 되었다는 경후 아버지의 말씀에 공감하며, 이미 중학생이 돼버린 큰 딸과 놀기만 좋아하는 철부지 초등학생인 두 아들이 떠올라 우울해졌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나와 남편이 처한 상황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경후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를 다닐 때 아무런 도움 없이 혼자의 힘으로 학업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지치고 힘들 때마다 아버지는 사랑가득한 편지로 경후를 지지하고 일으켜 세우며 삶의 모델로서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신다.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라면 나와 남편도 경후 아버지에게 뒤지지는 않을 터, 늘 아이들의 이루어낸 일들에 관심 갖고 지지해주며 산처럼 감싸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대학에만 들어가면 힘든 일이 다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부모와 자녀들이 사실은 더 험난한 세상을 준비해야함을 경후의 아버지는 잘 알고 계신듯하다. 경후가 뒤늦게 세인의 관심을 집중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며 남들이 알아주는 간판보다 진정 원하는 것을 위해 학교를 정하는 모습도 참 대견하다. 그리고 그 선택을 묵묵히 지지해주시는 경후의 부모님도 참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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