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님 걸으신 그 길 - 톰 라이트와 떠나는 성지순례
톰 라이트 지음, 강선규 옮김 / 살림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일 년에 한 번 있는 여름휴가도 무료한 아이들의 일상을 새로움으로 채워주고자 의무감으로 떠나는 내게 ‘성지순례’를 하는 사람들은 외계의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일단 집을 떠나야하는 부담감이 크고, 집을 떠나도 편안한 잠자리와 좋은 먹거리가 풍부한 휴가와는 다르기 때문에 불편함도 만만치 않을 것이며, 하나님과 가까워지는데 굳이 고생고생하며 멀리 떠나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들 때문이다. 이런 편협한 생각을 지니고 있던 나에게 톰 라이트의 ‘내 주님 걸으신 그 길’은 가볍고 아담한 사이즈의 책인데도 불구하고 무겁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내게 이 책을 권한 동생의 의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책...

  하나님을 대면해 보고자,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을 만나고자 하는 바람을 품고 순례의 여행을 떠난 사울이 회심했던 다메섹에서 세례를 떠올리는 요단강을 거치고 광야와 갈릴리, 예루살렘과 겟세마네, 무덤에서 나오는 길까지 예수님이 과거에 행하셨던 역사를 의지적으로 기억하게 한다.

 ‘성지순례를 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나의 소망과 기도는 그들이 여행의 시간을 선용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기를, 새로운 기도를 드리게 되기를, 가장 중요하게는, 이 땅에서부터 하나님이 건설하시고 만드시는 오는 세상을 향해 가는 제자도의 도상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옮기게 되기를.’ 이라는 소망을 담고 책을 쓴 톰 라이트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내 주님 걸으신 그 길’은 처음 책을 접할 때의 나의 느낌처럼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과거에 존재했던 다메섹과 요단, 겟세마네 등은 예수님의 발길이 닿기 전과 닿은 후에 그 땅이 주는 의미가 달라진다. 성지순례를 통해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이들은 이점을 간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편안하게 집에서 시간을 정해 기도하고 묵상하며 찬송하면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하나님과의 대면을 원하는 이들, 순례자들은 장소가 주는 새로움, 저절로 그리 된 것이 아닌, 주님의 자취에 새롭게 변화된 그곳에서 자신들도 새롭게 태어나고 남은 삶도 그러하기를 바라는 열정이 있다.

  내게 극성스러운 자들의 요란한 몸짓으로 보여 졌던 성지순례가 하나님을 향해 떠나는 적극적인 여정임을 알게 해 준 ‘내 주님 걸으신 그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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