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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장류진의 단편 펀펀 페스티벌을 읽고 재기발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세의 달인에게 스놉기질을 잘 버무러 놓을수가 있나. 나는 관찰자인 지원보다는 찬휘에게서 내 모습을 더 많이 발견하고 질렸다. 내 속물성을 누군가는 저렇게 꼼꼼하게 관찰하고 있겠군...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꼭 한 번은 꼼꼼하게 읽어야지 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마치 요 근래 들어서 너무 유행하는 에세이의 제목같아서 쉽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 그래. 제목이 다인 에세이들 말이다.
그런데 읽으면서 장류진의 필력이 대단하구나 싶었다. 한동안 한국 문학에서 발견되는 너무 아프고 죽을 것만 같은 희망이 없는 청춘들. 마치 그들밖에 없는 거 같아서 내 서사도 그에 맞추어 수정되어야 할 것 만 같은 그런 인물들이 아니라, 나름 힘들어 죽을 것만 같겠지만 멀리서 보면 저렇게 멋지게 성장하고 멋들어진 용어를 말할 수 있는 청년들. 속물이라도 좋아. 나는 그것을 위해 일하니까 라고 외치는 청년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청년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