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의 무늬 - 이해할 수 없는 통증을 껴안고 누워 있으며 생각한 것들
이다울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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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의 무늬』

[웨일북으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작가에게 갑자기 찾아온 만성 통증과 우울증, 조울증 등의 기분 장애를 관찰해 불안과 공포를 한 걸음 바깥에서 바라보고자 시작한 통증과 생각의 기록이다.

작가는 10대 시절 레슬링 선수처럼 포효하며 씨름의 고수였으며, 담임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것이 ‘기물 파손’ 이라고 말할 만큼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 2년 째 갑자기 원인 모를 통증이 찾아와 그녀의 일상생활을 방해했다.

📖 (p.24)
나는 병명을 갈망하는 동시에 질병에 속박당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어떤 병명으로 인해 세상이 나를 배제하고 외롭게 만들까 봐 초조했다. 하지만 내게 가장 급박한 것은 고통스런 통증을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것이었다. 정답이 없을지도 모를, 병명 찾기는 계속되었다.

📖 (p.120)
충만함 뒤의 불행을 상상하는 것은 나의 습관이었다.
그것은 행복한 순간이 곧 끝나버릴 것이라는 불안이었다.

📖 (p.169)
나는 이제 그만 등을 떼고 싶은데 다시 등을 붙이라는 것 같았어, 하고 말하자 훈은 갑자기 어떤 예고도 없이 꺽꺽 하고 울었다. 내가 그랬어, 내가 그랬어, 하며 울었다.

📖 (p.233-234)
그는 그 거리에서 매일같이 불안을 느꼈다. 그곳을 떠올리기만 해도 불안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한 때 그 불안을 사랑했다. 불안이나 사랑이나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 (p.283)
내가 수년간 아프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깨닫는다. 우리에겐 돌이킬 수 없는 두 개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목격한다. 온라인 공간이 야기할 어떤 혁명의 씨앗과 수많은 구멍을.

몸이 아프면 마음에도 병이 생긴다. 신체나 정신적인 병들의 병명을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작가는 힘든 시기를 견뎌내면서 자신의 통증과 감정을 섬세하고 대담하게 기록했다. (그래서 이 책이 ‘반려 질병 관찰기’ 라고 부르기도 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과연 내가 작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마도 나는 원인 모를 통증의 고통 속에서 이미 삶을 포기해버렸을지 모른다.
어쩌면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책에서 작가가 하고싶은 말을 다 뱉어냈다.
세상 모든 아픔이 쉽게 말해지기를, 그리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마지막으로 작가에게 응원한다는 말과,
살면서 힘들고 아파왔던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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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리커버 특별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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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달 간의 어린 왕자 필사가 끝났다.
(2020.08.10-2020.11.01)

뿌듯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한다.
조만간 영어 필사 시작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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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233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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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한 점은, 인간이 다리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의 사랑할 만한 점은, 인간이건너감이고몰락이라는 데 있다.

나는 몰락하고 희생해야 하는 이유를 별들 너머에서 찾지 않고 지상이 언젠가는 초인의 것이 되도록 지상에 헌신하는 자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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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매슈 배틀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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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쐐기문자에서 컴퓨터 코드까지, 글쓰기의 진화

글쓰기와 도서관에 관해 쓰는 작가이자 예술가인 ‘매슈 배틀스’
그는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를 비롯한 6권의 책을 썼다.
이 책은 글쓰기의 세계, 그리고 저자의 세계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던 시기에 쓰였다고 한다.

처음 이 책을 접하기 전엔 글쓰기의 방법론적인 책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은 6장(흐르는 개울 속의 책, 기원과 본성, 그림과 사물, 글쓰기와 권력, 성전, 로고스 엑스 마키나)의 차례로 나누어 글쓰기의 역사와 문명, 그리고 진화에 대해 고대 인류부터 성서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다양한 사례들이 흥미를 갖게 한다. 전공으로 인해 알게된 프로이트는 이 책에도 등장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버지니아 울프까지.
조만간 <자기만의 방> 책도 읽어야겠다.

📖 (p.17)
글쓰기는 밈(meme)이며, 서로의 내부에 묘한 아이디어의 둥지를 틀고 있는 공동체이며, 이들의 생태계는 정신이다.
...
우리는 글쓰기 없이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실제로 수만 년 동안 글쓰기 없이 살아왔고,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글쓰기 없이 살고 있다. 그러나 글쓰기가 두뇌에 한번 자리를 잡고 나면 끄집어낼 수 없다.

📖 (p.32)
글쓰기의 특징 중 하나는 확산되려는, 그리고 역사와 문화상의 우연한 사건과 물질적 수단을 사용해 그 자신을 변형시키려는 욕망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글쓰기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글쓰기는 자신의 성장과 진보를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한다.

📖 (p.176)
문학은 언어가 글쓰기를 상대로 거둔 승리를 글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목적을 가진 글의 세부 항목 중 사회적, 경제적 통제와는 거의 무관한 것이다.

가장 와닿았던 문장 2가지가 있었다.
“글쓰기는 강요하지도 명령하지도 않는다.”
“글은 문명의 시녀이고 강자의 도구다.”
그리고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글쓰기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권력에도 존재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일까? 글에게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저자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저자에게 참 감사하다. 물론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반비출판사 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역사적인 내용이 많아서 그런지몰라도 이 책은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한 역사를 알고싶다면 이만한 책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글이 점차 사라져간다고 걱정할 수 있지만, 글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할 것이다. 글이 쓰이는 표면이 변화한 덧 처럼 컴퓨터 소프트웨어 운영 코드로라도 말이다.

저자의 마지막 페이지 부분의 글을 적어본다.
‘인간의 정신과 페이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글 속에서 함께 존재하는 우리가 맺는 관계다.’

#흔적을남기는글쓰기 #매슈배틀스
#반비 #반비기록러 #기록러 #서평단 #서평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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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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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재키 콜리스 하비의 시각으로 인간과 동물의 역사와 어떻게 생활하고 살아왔는지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다.

만일 동물에게 내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아냐고 물어본 적이 있거나, 동물이 당신을 핥아 주고 알아보며 좋아하는 반응을 보이자 묘하게 우쭐해진 적이 있다거나, 핸드폰에 동물 사진을 넣고 다니거나, 캄캄한 밤이면 침대에서 몸을 말고 자는 따뜻한 개 옆에 나도 모르게 살살 눕게 된다거나, 고양이가 꼬리로 툭 치거나 앵앵거리며 반겨 주기만 한다면야 왠만한 고생쯤이야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전 세계의 좋은 친구들과 하나가 된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p.30)

📖 (p.63)
개에게는 애초에 인간의 행동 방식이 그리 유별나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개가 ‘원조 반려동물’이 될 수 있었던 건 인간과 개가 그다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정도 해볼 수 있다.
개는 무리 지어 살고, 인간도 마찬가지다. 개는 사냥을 했고, 인간도 그랬다.
📖 (p.71)
동물은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다.
우리가 동물에게 느끼는 매력의 일부는 동물이 우리와 다르다는 점에서 온다.

- 반려동물과 반려인은 서로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그러한 점이 우리가 반려동물에게 빠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나는 나와 닮은 반려견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일지도.

📖 (p.130)
의도했든 안 했든, 우리의 반려동물은 우리가 누군지 말하고 있다. 사는 집과 입는 옷이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물로 인해 생긴 이미지가 우리 자신의 이미지에 덧씌워진다.

- 반려동물과 살다보면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따라하게 된다. 그리고 어쩔 때는 그들도 나를 따라하기도 한다. 그럼 마치 그들과 내가 하나가 된 듯한, 우린 아주 많이 닮은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반려동물이 마치 사람같을 때도 있다. 마치 내 자식은 다 똑똑해 같은 것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듣는 것 같아서. (문제는 본인들이 필요할 때만 알아듣는 약간 양아치 같은 면이...)

📖 (p.219)
동물을 보면서 떠들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소한 승리를 자랑하고, 개인적으로 입은 상처를 털어 놓고, 내가 뭘 하고 네가 뭘 하는지 매일 떠들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동물이 주인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말동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 (p.236)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추구하는 것 중에는 ‘근감각적 공감’ 이라는 게 있다. 근감각적 공감은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이며, 언어의 도움 없이도 서로를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 인간끼리 소통할 때는 말과 글이라는 도구를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장 신뢰하는 관계에서는 말과 글이 전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가끔은 반려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물론 그들이 나의 말을 이해할 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말이 아니어도 우리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게 '근감각적 공감' 이라는 것이겠지?

📖 (p.373)
나는 생각한다.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이 동물과 이 세계를 더욱 진심으로 공유하게 된 건 아닐까.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조망할 방법을 찾게 된다.
……
매리 앤셀이 한 말이 떠오른다. "동물은 그 자체로는 굉장히 무기력하다. 내가 그들 중의 하나가 되면서, 나도 그렇게 되었다. 나 역시 무기력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나약한 내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 나는 현재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나는 그들과 함께 하면서 점차 그들과 하나가 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이 없으면 안될 것처럼 나 홀로는 정말 무기력한 존재가 아닐까 싶다. 매리 앤셀이 한 말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려동물에 대해 역사와 문화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동물을 향한 사랑은 가끔 너무 간단해 보여서 질문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간단하지가 않다. 나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감정이 책을 읽은 후에 조금 더 명확해지기를 바랬는데 사실 아직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도 조금은 깊이가 더해진 느낌이랄까? 이 책은 반려동물과의 만남과 헤어짐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아직 반려동물과 함께하지 못한 예비 반려인이나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반려인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반려인의 필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그들을 사랑하는 것을 이해하기에 앞서 이미 그 사랑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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