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저자 재키 콜리스 하비의 시각으로 인간과 동물의 역사와 어떻게 생활하고 살아왔는지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다.

만일 동물에게 내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아냐고 물어본 적이 있거나, 동물이 당신을 핥아 주고 알아보며 좋아하는 반응을 보이자 묘하게 우쭐해진 적이 있다거나, 핸드폰에 동물 사진을 넣고 다니거나, 캄캄한 밤이면 침대에서 몸을 말고 자는 따뜻한 개 옆에 나도 모르게 살살 눕게 된다거나, 고양이가 꼬리로 툭 치거나 앵앵거리며 반겨 주기만 한다면야 왠만한 고생쯤이야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전 세계의 좋은 친구들과 하나가 된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p.30)

📖 (p.63)
개에게는 애초에 인간의 행동 방식이 그리 유별나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개가 ‘원조 반려동물’이 될 수 있었던 건 인간과 개가 그다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정도 해볼 수 있다.
개는 무리 지어 살고, 인간도 마찬가지다. 개는 사냥을 했고, 인간도 그랬다.
📖 (p.71)
동물은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다.
우리가 동물에게 느끼는 매력의 일부는 동물이 우리와 다르다는 점에서 온다.

- 반려동물과 반려인은 서로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그러한 점이 우리가 반려동물에게 빠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나는 나와 닮은 반려견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일지도.

📖 (p.130)
의도했든 안 했든, 우리의 반려동물은 우리가 누군지 말하고 있다. 사는 집과 입는 옷이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물로 인해 생긴 이미지가 우리 자신의 이미지에 덧씌워진다.

- 반려동물과 살다보면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따라하게 된다. 그리고 어쩔 때는 그들도 나를 따라하기도 한다. 그럼 마치 그들과 내가 하나가 된 듯한, 우린 아주 많이 닮은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반려동물이 마치 사람같을 때도 있다. 마치 내 자식은 다 똑똑해 같은 것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듣는 것 같아서. (문제는 본인들이 필요할 때만 알아듣는 약간 양아치 같은 면이...)

📖 (p.219)
동물을 보면서 떠들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소한 승리를 자랑하고, 개인적으로 입은 상처를 털어 놓고, 내가 뭘 하고 네가 뭘 하는지 매일 떠들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동물이 주인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말동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 (p.236)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추구하는 것 중에는 ‘근감각적 공감’ 이라는 게 있다. 근감각적 공감은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이며, 언어의 도움 없이도 서로를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 인간끼리 소통할 때는 말과 글이라는 도구를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장 신뢰하는 관계에서는 말과 글이 전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가끔은 반려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물론 그들이 나의 말을 이해할 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말이 아니어도 우리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게 '근감각적 공감' 이라는 것이겠지?

📖 (p.373)
나는 생각한다.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이 동물과 이 세계를 더욱 진심으로 공유하게 된 건 아닐까.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조망할 방법을 찾게 된다.
……
매리 앤셀이 한 말이 떠오른다. "동물은 그 자체로는 굉장히 무기력하다. 내가 그들 중의 하나가 되면서, 나도 그렇게 되었다. 나 역시 무기력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나약한 내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 나는 현재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나는 그들과 함께 하면서 점차 그들과 하나가 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이 없으면 안될 것처럼 나 홀로는 정말 무기력한 존재가 아닐까 싶다. 매리 앤셀이 한 말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려동물에 대해 역사와 문화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동물을 향한 사랑은 가끔 너무 간단해 보여서 질문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간단하지가 않다. 나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감정이 책을 읽은 후에 조금 더 명확해지기를 바랬는데 사실 아직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래도 조금은 깊이가 더해진 느낌이랄까? 이 책은 반려동물과의 만남과 헤어짐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아직 반려동물과 함께하지 못한 예비 반려인이나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반려인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반려인의 필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그들을 사랑하는 것을 이해하기에 앞서 이미 그 사랑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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