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의 무늬』[웨일북으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이 책은 작가에게 갑자기 찾아온 만성 통증과 우울증, 조울증 등의 기분 장애를 관찰해 불안과 공포를 한 걸음 바깥에서 바라보고자 시작한 통증과 생각의 기록이다.작가는 10대 시절 레슬링 선수처럼 포효하며 씨름의 고수였으며, 담임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것이 ‘기물 파손’ 이라고 말할 만큼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 2년 째 갑자기 원인 모를 통증이 찾아와 그녀의 일상생활을 방해했다.📖 (p.24)나는 병명을 갈망하는 동시에 질병에 속박당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어떤 병명으로 인해 세상이 나를 배제하고 외롭게 만들까 봐 초조했다. 하지만 내게 가장 급박한 것은 고통스런 통증을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것이었다. 정답이 없을지도 모를, 병명 찾기는 계속되었다.📖 (p.120)충만함 뒤의 불행을 상상하는 것은 나의 습관이었다.그것은 행복한 순간이 곧 끝나버릴 것이라는 불안이었다.📖 (p.169)나는 이제 그만 등을 떼고 싶은데 다시 등을 붙이라는 것 같았어, 하고 말하자 훈은 갑자기 어떤 예고도 없이 꺽꺽 하고 울었다. 내가 그랬어, 내가 그랬어, 하며 울었다.📖 (p.233-234)그는 그 거리에서 매일같이 불안을 느꼈다. 그곳을 떠올리기만 해도 불안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한 때 그 불안을 사랑했다. 불안이나 사랑이나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p.283)내가 수년간 아프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깨닫는다. 우리에겐 돌이킬 수 없는 두 개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목격한다. 온라인 공간이 야기할 어떤 혁명의 씨앗과 수많은 구멍을.몸이 아프면 마음에도 병이 생긴다. 신체나 정신적인 병들의 병명을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작가는 힘든 시기를 견뎌내면서 자신의 통증과 감정을 섬세하고 대담하게 기록했다. (그래서 이 책이 ‘반려 질병 관찰기’ 라고 부르기도 한다.)책을 읽어나가면서 과연 내가 작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마도 나는 원인 모를 통증의 고통 속에서 이미 삶을 포기해버렸을지 모른다.어쩌면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하지만 작가는 이 책에서 작가가 하고싶은 말을 다 뱉어냈다.세상 모든 아픔이 쉽게 말해지기를, 그리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로.마지막으로 작가에게 응원한다는 말과,살면서 힘들고 아파왔던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