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감독 탁풍운 - 2019년 제7회 스토리킹 수상작 귀신 감독 탁풍운 1
최주혜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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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선택하여 뽑은 스토리 킹 동화인 만큼 기대감이 컸다. 제목만 봐도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수업시간 활동으로 나만의 이야기 상상하여 꾸미기, 또는 글쓰기를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가 바로 '호러' 이다. 아이들은 참 귀신 이야기를 좋아한다. 시덥지 않은 귀신 이야기도 저희끼리 들려주며 즐거워한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아이도 있고, 친구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달라며 요청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우리 반 아이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생각으로 말이다.


귀신들의 관리 감독하는 귀신 감독이 되기 위해 오랜 수련을 해 온 탁풍운은 마지막 신선 수행을 위해 조 신선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조 신선은 삼년간 풍운이와 함께 지내며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행동을 상점과 벌점으로 기록하는 시험관인 셈이었다. 풍운이는 조 신선과 함께 이승에서 떠도는 귀신들이 인간들을 헤치지 못하게 괴롭히는 일들을 함께 하며 열심히 수행을 해왔다.


풍운이 감독관이 되기 위해 조 신선에게 매일매일의 행동을 검사받는 것이 꼭 아이들이 수행평가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다거나, 큰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 함께 지내며 상점과 벌점을 계산해 상점이 높으면 신선이 된다는 조건도 새로웠다.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해가야 한다는 걸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는 점이 참 좋았다.


조 신선과 풍운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다시 인간세계로 나타나게된 악귀 '두억시니'로 인해 여러 가지 일들과 얽히게 된다. 거기에 풍운의 실수까지 더해져 귀신 출석부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풍운은 조 신선 모르게 귀신 출석부를 다시 되찾아 두기 위해 이리저리 애쓴다. 동네 편의점 지박령인 우와 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구멍귀를 쫓아 출석부를 찾아 헤메기도 하며 열심히다. 그러는 와중에 귀신을 보는 소녀 서늘이를 만난다. 풍운이는 서늘이와 친구가 되어 결국 함께 귀신 출석부를 되찾고, 두억시니를 무찔렀다. 여러 가지 사건들도 마무리가 되며 탁풍운은 결국 귀신 감독이 된다.


귀신 감독이 되기까지의 풍운이의 수련기라고 간단하게 말하기에는 이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구멍귀나 악귀, 귀신 감독같이 생각해보지 못한 소재들이 너무나도 많다.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이 사람의 몸에 붙으면 이유 없이 땀이 많이 나고 고약한 냄새도 난다는 이야기나, 맞아 죽은 귀신 구타귀가 붙은 아이는 이유 없이 공격적으로 변해서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내용 등은 아이들이 정말 흥미 있게 받아들일 것 같았다. 실제로 아이들 주변에 있을 법한 아이들의 상황을 귀신과 잘 어우러지게 버무려놓았다. 작가님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글로 풀어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느꼈다.


아이들이 추천하여 뽑은 '스토리 킹' 작품이니만큼 책장을 한 번 열면 덮지 못하고 끝까지 술술 읽게 된다. 책을 반정도 읽었을 때 남은 페이지를 보며 아쉬워 하기는 참 오랜만이었다. 아직도 더 읽고 싶은 내용이 많은데 남은 분량이 이것 뿐이라니! 이야기가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참 오랜만이다.


귀신 이야기를 다룬 흥미 진진한 동화로만 보기에는 담고 있는 내용도 참 많다. 사회에서 버려져 이름 없는 구멍귀가 되어야만 했던 서늘이의 친구 이야기나 악귀에 대한 귀신 감독들의 설전 등은 아이들도 함께 고민해 볼 만한 좋은 소재들이다.


재미와 생각거리를 모두 담고있는 즐거운 책이었다. 이 책은 당장 우리 반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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