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국가의 탄생 - 베트남 전쟁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고삐 풀린 미국의 전쟁사
레이첼 매도 지음, 박중서 옮김 / 갈라파고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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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베트남 전쟁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고삐 풀린 미국의 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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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12만 명 규모의 이란에 대한 군사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트럼프는 “이란과 전쟁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했다. 하지만 오늘 기사에서는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라고 과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대통령이 자국과 대립하는 특정 국가와 전쟁을 결정하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인가? 더 정확히 말하면 국가가 전쟁을 수행할 경우 전쟁 결정의 판단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인가 아니면 의회의 권한인가…? 대통령의 권한이라면 전쟁 결정을 한 사람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미국의 진보적 정치평론가인 레이첼 매도가 쓴 ‘전쟁국가의 탄생’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책이다. 미국의 초기 건국자들의 생각인 ‘전쟁은 어렵게, 평화는 쉽게’라는 이상과는 매우 멀어진 미국은 너무도 쉽게 전쟁을 결정하고, 실행한다.국민들은 전쟁상태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다 못해 미국이 지금 전쟁을 수행 중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의 부제처럼 정말 고삐가 풀린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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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전쟁국가의 탄생’은 베트남 전쟁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를 통해 미국이 어떻게 전쟁을 논의하고 결정했는지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과장된 국가 안보주의, 군대의 민영화, 행정부 권한의 팽창, 무인공격기와 전쟁 지원 민간기업 등은 미국이 전쟁을 더욱 쉽게 결정하도록 만든 요소들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쟁 결정에 대한 대통령과 의회 간의 힘겨루기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미국의 정치사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의 경우에 이 책의 내용이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시사보도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저자의 경력답게 비교적 쉬운 문장과 유머러스한 표현이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잘 풀어나간 거 같다. 어렵고 번거로운 전쟁 결정을 지향했던 미국이 어떻게 전쟁국가로 변모했는지를 알고 싶은 독자라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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