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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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표지와 제목이 강렬해서 눈길을 끌기 충분한 책이었다. 129점의 명작으로 추적한 창작의 비밀이 대체 뭘까, 우리가 알고 있던 그림이 모방이었던 걸까?
이런 궁금증으로 이 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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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술가들은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들은 훔친다.
파블로 피카소가 한 말로 전해짐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바는 예술가가 “훔치는 행위”보다 그것으로 무엇을 하느냐,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에서 창작 행위가 비롯된다고 말한다.
​예술가들은 영감을 받고, 배움의 여정을 거쳐, 아이디어를 순환하고, 영향의 흔적을 남기며, 새롭게 연결되기도 한다. 훔치는 일을 통해 새롭게 변형되는 기술까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데 꽤나 흥미로웠던 섹션은 “아이디어의 순환” 이었다.
“영감의 기원”에서는 예술은 전통에서 훔쳐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때 무한히 열리게 된다고 했다.
춤의 왕 시바(나타라자)가 수 세기 힌두교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 나타라자의 제스처와 상징적 속성들이 반복되며 세대를 넘어 이어져 창조의 행위를 통해 갱신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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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배움의 여정”에서는 훔침의 기술이 배움의 여정을 정복할 수 있는 핵심이 되는데, 여기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세례자 성 요한 (1511-1516년 경)이 나온다. 마치 빛이 내부에서 발산되는 듯한 모습 <모나리자>와 <살바토르 문디>에서도 볼 수 있는 기법인데 안드레아 델 벨로키오의 <그리스도의 세례>의 금발 천사에게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이디어 순환” 에서는 자신의 레퍼토리를 확장시키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다른 식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등 서로에게 훔쳐온다고 했는데, 이 점이 흥미로웠다. 나는 모네를 좋아하는데 여기에서모네 그리고 친구인 르누아르가 나온다. 두 사람의 작품 소재는 대체로 같았지만, 추구하는 바가 달라 같이 놓고 보니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영향의 흔적”에서는 오래된 소재로 새로운 시대를 연 마네의 작품이 나오는데, <풀밭 위의 점심 식사> 그림을 보면 그림을 잘 몰라도, 누구나 본 적 있다고 할 정도로 잘 알려져있는데, 이 그림도 오랜 예술의 전통과 현대적 감성 사이를 연결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연결의 순간”은 훔침이 작품 사이에 의미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고전속의 “신의 자세”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레이놀즈는 <마이의 초상>에서 아폴로의 포즈를 썼다. 나는 단순히 작품 하나 하나 보다가, 이렇게 체계적으로 연결된 것을 보니 예술이란 것은 독창적이라고 하는 부분도 실제로 존재하던 것에서 영감을 받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을 잘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빛이며 포즈, 표현법이나 시선과 같은 여러 가지가 누군가에겐 이 기법을 보고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가 되니까 말이다.
단순한 모방을 넘어서, 내가 이걸 어떻게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게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이다.
“변형의 기술”에서는 강력한 변형이 이뤄지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존 싱어 사전트의 <에두아르 파이예롱>은 품위있는 자세하나로 누구나 귀족이 될 수 있게 표현했다. 이런 “스웨거 초상화”는 근대 사회의 새로운 위계질서에 맞춰 새롭게 탈바꿈한 것이다.
모나리자 얼굴에 낙서를 남긴 마르셀 뒤샹, 테오도르 제리코의 작품을 재구성한 케힌데 와일리 <후사르의 장교> 등 원작을 재생산해낸 작품들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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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보여주는 창작의 비밀은 예술가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기법과 화풍을 익히며 변형에 왔다는 것이다. 단순 모방이 아닌 자신의 스타일과 가치관을 가지고 재구성하면서 그렇게 공유되어가며 역동적으로 세대에 세대를 거쳐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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