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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마음 - 공감하고 관계 맺고 연결하는
이지은 지음 / 더라인북스 / 2020년 4월
평점 :
공감하고 관계 맺고 연결하는
편집자의 마음 _ 이지은
분명 다른 분야인데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내 얘기 아닌가 흠칫 놀라기도 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마음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
과거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나는 어떻게 지내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지금까지 잘 한번도 사수를 가져본 적이 없다.
그들은 나보다 직급 차가 나는 상사이거나 나이 차 나는 동료이지 사회초년생한테 조언해줄 수 있는 사수가 아니었다.
어떤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일을 배우냐도 매우 중요하다. 많은 회사가 경비 절감이나 편익을 위해 중간직급을 뽑지 않고 1-3년 차의 신입사원만 갈아치우기 하거나
그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는 왜 하지 못하냐 독촉하는 경우가 많다. 이쪽뿐만 아니라 출판계도 그렇구나 씁쓸하면서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편집자와 저자와의 관계처럼 큐레이터와 작가의 관계도 묘한 구석이 있다. 편집자의 업무에 대해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글 첨삭을 요구하는 무례한 이들이나 매체가 만들어낸 어떤 이미지를 보고 평가하는 큐레이터에 대해 회의감을 많이 느꼈다.
부당한 대우도 많거니와 당연히 네가 해야지 하는 무언의 지시가 있다. 전직 급여노동자로서 쉬운 문제는 아니라 생각하지만 바꾸려는 노력조차 않으면 나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다.
저기야, 거기, 아가씨 등 이름이 다른 '그것'이라 불리는 그런 부당함은 사라져야지 않을까? 그 부분에 대해 묵인한 적도 있었고 바로잡은 경우도 있었다.
어려운 문제이다. 이 책은 12년 차 편집자인 인생 선배가 후배 편집자를 위해 술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이야기 같다. 신입 편집자가 읽으면 좋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모든 신입사원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인생을 사는 게 하나도 쉬운 게 없다. 누구나 다 처음 살아보는 생이며 서투를 수밖에 없다. 조금만 더 응원해주자 서로를 위해, 자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