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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 김유담 소설집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김유담작가 소설집 단편에는 20-30대의 화자가 등장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한 지 얼마 안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인물들이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 마음이 들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지방에서 초, 중, 고를 나와 서울로 상경한 자신의 세계를 넓히기 위해 대도시로 진출하였으나 자신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며 더 큰 세계가 자신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에 절망감과 자격지심을 느낀다. 이 인물들에게 불편함을 느낀 이유는 나 또한 지방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20대 이후의 삶은 대도시에서 보내겠다, 더 큰 세상에서 살아보겠다 발버둥 치던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그런 것이란 걸 알았다. 올해 30대에 접어들었고, 올 초에 퇴사를 했고, 학업을 진행 중에 있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고 지방의 문화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에서의 삶을 꿈꾸었다. [가져도 되는] p.226 고향의 가족들이 너무 지긋지긋해서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와 부모 형제와 무관한 삶을 사는 것이 목표라고 인희는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녀는 자신이 버리고 온 것들로부터 한시도 자유롭지 못했다.
자유를 원했으나 한시도 자유롭지 않았다. 삶의 억척스러움이 그동안 보내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거울에 비춘 듯 나와 같은 화자들을 보면서 씁쓸함과 그들에게 이입되었다. 너무 현실적이기에 마음이 아팠다. 삶의 무게는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지만 때로는 이 무게를 내려놓고 잠시 숨돌릴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