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그레이엄 자서전 - 나의 인생, 나의 투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이은주 옮김, 이지성 기획 / 차이정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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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자에게들 있어서 아버지나 다름 없는 존재이다. 투자의 기초를 닦았으며 유용한 지식들을 혼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지식의 나눔을 즐겼다. 부유하기도 했으나 어릴 땐 가난하기도 했고, 자수성가하여 탄탄대로를 달렸으나 경제가 무너질 때 고통을 당하기도 했으며, 외부적으로 좋은 사람이었으나 내부적으로 내적갈등을 많이 겪기도 했고, 인간적으로 보았을 때 천재이기도 했으나 인간적인 실수를 많이 저지르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과 생각들, 고통의 과정들을 자서전으로 남겨 둔 것이라 벤저민 그레이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일 것이다. 

 

아쉬운 점은 대다수의 천재의 머리 속이 그러하듯 조금 복잡하고 난해한 구석들이 있어 본인이 기술한 자서전 역시 기억 나는 대로 쓰다보니 한 눈에 내용이 잘 안들어오는 부분들이 있다. 번역이 아쉬운 건가 싶기도 하지만 원문 역시 그러하리라 싶어 그냥 감안하고 읽어나갔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실수담들이다. 천재임에도 겪을 수 밖에 없는 실수들은 대부분 인간이 겪는 심리적 요인들과도 연관이 되어 있는 데 이 부분들이 재미있다. 예를 들어 경제공황이 올 것을 버나드 바루크와 대화하면서도 본인의 계좌는 안이하게 내버려 두는 모습들이나 투자에 앞서 기업의 모든 면모를 꼼꼼히 계산하였던 그가 정작 큰 돈으로 본인 형의 사업을 투자 할 때는 높은 가격에 적절한 계산 없이 투자하는 모습 등등이다. 물론 안전마진을 충분히 추구하였으므로 본인 포트폴리오는 괜찮다고 하는 생각 역시 충분히 일리가 있는 대목이기도 하나 결과론적으로 그는 큰 고통을 겪었고 자본손실도 겪었다. 투자자는 돈을 잃었다는 현실 보다 본인의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것이 가장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을 겪는 시기 직전 고점에서 사치를 부리기 시작하는 시점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주변의 사람들과 별 반 다를 게 없어 참 흥미로운 부분이다. 

 

조금은 읽기 어려운 책이나 그래도 팬이라면 소장하면 좋을 것 같고, 개인적으론 벤저민 그레이엄의 고민들, 생각들, 고통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투자 방법에 대한 책, 술술 읽히는 책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실망을 많이 할 수도 있겠다. 그런 분들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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