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촌스러워도 괜찮아 - 다른 사람 시선 신경쓰지 말아요
오인환 지음 / 마음세상 / 2020년 8월
평점 :
책을 받으면서부터 이 책을 쓴 작가님의 책에 대한 정성과 아낌을 느낄 수 있었다.
예쁜 책 배송 포장과 짧은 편지 형식의 메모에 작가님의 마음도 함께 전달되었다.
첫 책을 내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설레고 떨리시고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렇게 책을 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이 책은 오인환 작가님의 첫 책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이 분이 처음으로 책을 쓰신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의 내용과 소재와 생각들이 참 좋았다.
유명한 분의 책이 아님에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오인환 작가님이 생각하는 바르고 건실한 견해가 느껴졌다.
내가 누구를 평가할 수준의 독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책을 쓰신 분은 삶의 기억과 공감 능력이 대단하신 분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기억의 조각들을 어쩜 이렇게 글로 잘 표현하고 공유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다닥다닥' 소리를 내는 티브이의 채널 손잡이가 자주 빠졌다. 빠진 손잡이를 잡고 돌릴 펜치는 항상 티브이 위에 있었다" -본문 15쪽 중-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영~~ 모르는 분들은.. 젊으신 분들이다.. ㅎㅎ
적어도 30대 중반이상은 되어야 .. 그리고 집이 그래도 쫌~ 못 살아봐야ㅋㅋ 알 수 있는 내용이다. ^^;;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80년대 초반 가정집 TV에 괸한 이야기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바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앗~! 맞어~ 그때 그랬지~~ 우리집 티브이도 그랬는데.. ㅎㅎ 펜치까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언가 잡아서 틀었던 동작과 그 헐거워진 부품을 고정시키기 위해 두꺼운 종이같은 것을 그 사이에 접어 끼웠던 기억이 난다.
채널을 돌리는 그 부분 부품이 사용하다 보면 빠져서, 잘 맞혀서 힘을 주고 돌렸었는데..ㅎㅎ
나도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인데 완전 내 머리속에서 잊혀진 일이었다.
그런데 작가님은 어쩜 이리 기억을 확실히 갖고 글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문장에서 느껴지는 힘. 문장으로 전할 수 있는 생각의 명확함..
이런 것들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에세이 형식의 이 책은 작가님의 살아온 삶은 물론, 더불어 살아갈 앞으로의 삶 또한 짐작하게 해준다.
순수한 바램들과 추억들, 그리고 그 기억 저편의 느낌들을 불러모아 글로 표현해놓은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작가님의 지나온 삶과 앞으로 삶을 느끼게 해준다.
"만약에 내 나이가 70세가 되고 아이들이 40세가 되었을 때 나는 아이들이 내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이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의 값어치를 지불할까? 왠지 노인이 된 내가 간절히 바라는 순간을 나는 지금, 이 순간도 빠르게 흘려보내고 있을지고 모른다. " -본문 188쪽중에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이 쿵~ 하고 묵직해졌다... 코로나로 학교도 학원도 못가고 집에만 있는 아이들과 밀착육아를 하고 있는 요즘...
나는 지금 이 순간을 힘들게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밀착육아의 경험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먼 미래.. 지금 이 순간은 생각만으로도 뭉클하고 가슴 벅찬 순간일 수도 있다....
아이들과의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더욱 촘촘하게 보내야겠다....
엄마와 아들들의 이 순간을... 장성한 아들과 노모가 되어서 돌아봤을때..
서로 모두에게 행복한 기억과 시간으로 남게 되기를...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은 무조건 내가 더 노력하고 관심을 갖어야 할 것이다..
<촌스러워도 괜찮아> 괜찮다고 했는데.. 이 책은 전혀 촌스럽지가 않다.ㅎㅎ
촌스럽다는 의미 자체가 "촌"이라는 지리적 의미에 사회적 의미를 더 부여하여 무언가 도시처럼 발전되지 못하고 세련되지 못한 의미를 부여한 것인데. 이 책의 내용은 발전지향적이고 세련되었다.
지금 삶 자체 매 순간순간을 즐기고 감사하자는 이야기들을 발전적으로 전해주고, 삶에서 느낀 경험과 느낌들을
잘 다듬어지고 매끄러운 문장으로 표현해내는 세련미를 지닌 책이다.
나도 책을 낸다면.. 이런 공감가는 에세이집으로 내고 싶다.
첫 작품인데.. 걸작일 수는 없다.
그러나 첫 작품만이 갖을 수 있는 순수하고 공감가는 에세이 책을 한권 내고 싶다...
생각만으로 감사하다..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