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백의 발상의 전환 - 오늘날의 미술, 아이디어가 문제다
전영백 지음 / 열림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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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좋은 미술 작품은 근본적으로 발상의 전환이다.

생각을 바꿔야 창작이 나오기 때문이다.
발상은 아이디어이자 작업의 주제에 관한 말이다.

발상이 전환을 가질  때, 우리는 이를 창작이라 부른다. 

-본문 8쪽-

 "발상의 전환은 곧 창작"이라는 이 정의가 너무도 공감되었다.

어떤 창작 작품들의 발상의 전환을 설명해줄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이 책처럼 미술 작품에 대한 해설과 배경을 설명해주는 내용은 나처럼 미술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참 도움이 되는 도서라고 생각한다.

미술은 모든 예술 활동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표현을 어디선가 들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일반인들에게 미술이라는 영역은 다소 멀게 느껴지고 일상과는 좀 동떨어진 영역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이와 같이 설명한다.   

미술작품들의 컨셉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개입하여

무엇을 새롭게 보도록 하는가를 밝힌다.
발상의 전환이 참신한 작품은 그에 대한 감상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연관하여  묻혀 있던 삶의 의미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본문 9쪽-

 

 

저자는 32가지 작품에 대하여 개인, 미학, 문화, 도시, 사회공공 이라는 5가지의 주제로 범주를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각 작품을 첫 장에 선보이고 이 작품에 대한 창작 배경과 작가의 뜻을 해석한 글과 이 작품의 작가에 대한 설명도 뒷부분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책에 나온 작품 이외에도 작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해당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이 잘 설명되어 있는데..
그 때 글로만 보게 되는거라 좀 아쉬웠다.
글로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더욱 그 작품이 보고 싶어 진다.
그래서 설명된 그 작품을 다시 검색해서 찾아보게 되는 수고스러움 ㅎㅎ 덕분에 또 다른 적극적인 지식 정보를 얻게 된다.

 


'1장 개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드로잉'이다. 이 작가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회화를 그리는데, 언제 어디서든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다수에게 바로 유통할 수 있는 점 또한 마음에 든다. 

  그 점이 현대 기술 발전을 잘 이용한 인간의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한다. 

 개인 부분의 작품들이나 작가들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면 그 작가의 생애를 엿보게 된다.
 한 개인의 살아온 배경 중 어떤 면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도 이해해 볼 수 있다. 

 

'2장 미학' 부분에서는 몽환적이고 미학적인 부분의 작품들이 눈에 띄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인 작가의 작품인 '성채'가 인상 깊었다.
186개의 대채로운 알루미늄 블라인드로 이루어진 대형 설치 작품이다. 책 속 사진을 보고  설명을 읽고 있으니, 직접 보고 느껴보고 싶어진다.
다양한 높이와 각도로 설치된 알루미늄에서 빛에 따라 달라지는 몽환적인 색채의 향연.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소리에 따라 조명의 색상도 변하게 되어 있고, 관람자가 지나가면
장착된 분향기에서 향기를 내뿜는다니~~~ 흙, 나무, 바다, 풀 등의 자연 내음까지 느낄 수 있게 해두었다니, 직접 이 작품을 보고 느껴보고 싶은 욕구가 이 글을 통해 충분히 자극된다.

 

'3장 문화' 부분에서는 잉카 쇼니바레의 작품인 '두 개의 머리를 한방에 날리는 방법'과 서도호의 '틈새집'이 기억에 남는다.
잉카 쇼니바레의 작품은 전쟁이란 생각없이 저지르는 만행이라는 의미와 승자없이 서로의 머리통을 날리는 것이 바로 전쟁이라는 작가의 생각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서도호의 틈새집은 영국 리버플 듀크거리에 있는 두 집 사이의 공간에 한국의 전통가옥을 만들어 넣은 건축 설치라고 한다. 두 건물 사이에 끼어 있는 한옥의 모습이 매우 흥미롭고 신기하다.

 

'4장 도시' 부분은 도시에서 표현된 작품중 발상의 전환이 눈에 띄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안토니 곰리의 '북쪽의 천사'는 오랜 탄광지역으로 산업 혁명의 기반이 된 이 도시에 기념비적 조각으로
설치된 작품이다. 게이츠헤드라는 이 도시의 역사적 의미를 상징적으로 잘 표현한 천사의 모습은 매우 거대한 몸집으로 게이츠헤드로 진입하는 고속도로 초입 구릉에 설치되어 있는데,
정말 이 도시의 랜드마크일 듯 싶다.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거대한 조각인 '북쪽의 천사'는 이 도시의 공공 미술로써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5장 사회공공' 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집중이 잘 된 부분 같다.
 미술이 아름다움만을 표현하는 예술 분야가 아니라, 사회와 역사의 문제적인 부분들을 고발하고 대중들에게 그 깨우침을 미술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이 장에서 소개된 작품들은 다 관심이 가고 집중하게 되었다.
카라워커의 '사라지다' 라는 작품을 통해서 미국 남부 농장에서 만연했던 흑인 박해의 모습을 가슴 아프게 공감할 수 있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주인 없는 땅'에서는 과자깡통과 헌 옷들을 이용해서 개인적 상실과 개별적 애도를 표현했다는게 정말 색다르고 대단해 보였다.
고든 마타클락의 '쪼개기'는 건물 자르기를 보여준다.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짓지 않기를 표현하는 반 건축운동이라고 한다. 중산층의 집을 물리적으로 절단하는 그 발상은 사회적인 문제를 인식하는 작가의 발상의 전환인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모든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정말 몰랐던 미술 분야에 대해서 입문하게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현대 미술에 대해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준 작가의 노력이 독자들에게 잘 전달 될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든 유머와 위트를 유지할 수 있는 건 고수의 태도이다. 그런 여유를 갖기란 누구든 쉽지 않다. 해학과 유머는 인간의 지적 역량이 고도로 발휘되는 장식이다. -본문 147-

이 문장은 이 책의 주제와 내용과 상관없이 내 마음속 훅~ 들어온 문장이다.
나는 행복의 정의를 "여유"라고 정의한터라, (나만의 개똥철학.^^),

이 책에서 이 문장을 만나니 반가웠다.
유머와 위트를 지닌 고수. 여유를 지닌 고수.

그래서 해학과 유머를 마구 뿜어내는 그런 고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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