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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사회 - 어른들은 절대 모르는 그들만의 리그
이세이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관련된 티비 프로그램, 뉴스 기사 그리고 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보육, 교육하시는 분들의 영상과 글은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와 정보를 알 수 있어 꼭 챙겨 보는 편이다.
<어린이라는 사회>라는 책을 읽게 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초등 교사인 저자가 직접 목격한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 내 아이의 이야기이지 않을까, 아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해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흥미로움으로부터 시작한 책 읽기는 읽는 내내 마음이 여러 갈레로 나뉘어 간질간질했다가 콕콕거렸다가 뜨끔하길 반복했다. 아무래도 이 책,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내 아이가 처음 초등학교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하교 시간만 되면 교문 앞에 아이를 기다리고 서 있는 엄마들, 아이의 가방을 대신 메고 등하교 하던 엄마들. 그 사이에 있던 나. 나 역시 그런 엄마였다. 어설퍼서 더 챙겨주고,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나날들. 하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강했다. 책 속에 있던 완전하지 않아서 완벽한 아이들의 세계라는 문구를 보자 내가 아이의 세계에 너무 부분을 관여한 것이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매우 유쾌하고, 솔직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글 역시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프롤로그에서 학교의 역할, 부모의 역할을 똑 부러지게 얘기하면서도 '데굴데굴 구르면서, 서로의 상처를 호호 불면서.'라고 마무리하는 표현이 왠지 귀여우면서도 코 끝을 찡하게 했다. 교사로서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선물하는 가치를 메길 수 없는, 진짜로 돈으로 환산이 불가능한 아이들의 선물도 서운해할까 잘 간직했다가 아이들의 불시 검문에도 슬기롭게 잘 넘어가는 센스에도 느낀 점이 많았다. 사실 나는 아이들이 작품이랍시고 가지고 오는 것마다 보관은커녕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킨 게 한두 개가 아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을 때 반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광물에 비교하며 학교는 이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광물 표본을 강제로 수집해 놓은 거대한 광물더미고, 교사는 거기에 반쯤 매장 당해 있는 행운의 광물학자라 표현하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 반면 신학기 반 편성 후 가출석부가 나와도 전 학년 담임에게 아이의 특성을 묻지 않고, 편견 없이 아이를 봐주시는 부분 역시 감동적이었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더군다나 초등생을 키우는 부모라면 너무 공감할 부분이 많은 책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어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