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겁이 많은 나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그래서 때때로 인기 있는 소설도 하나도 읽지 못했다. 작년 내 기억으로는 <홍학의 자리>는 책이 굉장히 핫했다. 그러나 용기를 내지 못해 결국 읽지 못했다. 그러던 중 <유괴의 날>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순전히 배우를 보고 시청하게 되었는데 웬걸! 드라마의 원작이 <유괴의 날>이라는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자가 <홍학의 자리>를 쓴 정해연 작가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후 작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누굴 죽였을까>는 정해연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나름 큰 맘먹고 이 책을 읽어 보기로 했는데 <유괴의 날>을 꽤 인상 깊게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제목을 여러 번 읽어봤다. 아니, 처음에는 제목을 잘못 알고 있었다. '누가 죽였을까'로. 그런데 제목은 <누굴 죽였을까>다. 제목부터 수수께끼가 시작되는 기분이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 아닐까 추측했는데 온라인 서점에 나와 있는 책 설명에 인물들이 '누가', '왜'라는 의문에 집중할 때 독자가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지켜보길 바라는 작가의 의중이 담긴 게 아닐까라고 나와 있어서 '역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원택, 필진, 선혁으로 이들의 관계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삼인방으로 불렸을 만큼 가까웠던 그들은 학교에서 꽤나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었다. 그중에서도 원택은 선생님도 인정한 문제아였다. 그날 밤도 함께 몰려다니다 사고가 났다. 한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그런데 9년 후, 원택이 사망하면서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형사들이 범인을 추격하던 중, 필진이 사망하게 된다. 그렇다면 범인은 선혁일까?
인물들의 심리를 파악하면서 읽느라 오랜만에 긴 시간 집중하며 읽은 책이다. 이야기 속으로 마치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준 흡입력 있는 소설을 만나 반가웠다. 범인이 궁금하다면 당장 읽어보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