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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다는 착각 - 괘씸하지만 속을 수밖에 없는 16½가지 마케팅 심리학
리처드 쇼튼 지음, 이애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9월
평점 :

우리 집은 외벌이 가정이다.
아이가 둘일 때는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둘에서 셋이 되니 가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출을 줄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가계부를 작성하며 몇 달을 살았다.
그럼에도 구멍이 생겼다. 다시 전문가들이 한 방법을 살펴봤다.
그중 눈에 띄는 하나가 있었다. 바로 '간편결제' 지우기였다.
큰 효과가 있을까 싶었는데 확실히 간편결제 시스템을 지우고 난 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살 때 필요한 것 위주로 먼저 구매하게 된다. 카드번호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지출을 막아 준 것이다.
최근에 읽게 된 책 <선택한다는 착각>에서 간편결제 시스템이 고객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알게 되었다.
머리를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저 고객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다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니!
고객은 쉬운 것에 반응한다. 보다 쉽게 만들어 구매율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나를 포함한 고객들의 구매를 자극한 것이다.
반면 어렵게 만들라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너무 쉬우면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때 금액을 지불하기 아깝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열쇠수리공이 너무 쉽게 문을 연 것을 본 고객은 수리비를 수리공에게 주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는 실험도 있다.
한 집단에는 조립된 이케아 상자를, 다른 집단에는 직접 상자를 조립하게 했을 때 제품에 대한 금액 대나 만족도가 직접 조립을 했을 때 훨씬 높았다. 이런 현상을 '이케아 효과'라 부른다.
두 개의 전략 모두 좋지만, 적절하게 사용하면 더 좋겠다.
행동 변화를 우선시한다면 '쉽게 만들기' 전략을, 품질 인식을 개선하고 싶다면 '어렵게 만들기' 전략을!
마케팅 관련 책이 흥미롭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저자가 마치 고도의 전략이라도 쓴 것처럼 책을 덮고 조금 쉬었다 다시 읽고 싶었지만,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도통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효과는 입증되는 듯하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이 책을 무조건 읽으라고 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