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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평점 :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졌다.
동네에서 만나는 아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이, 아는 아이, 모르는 아이, 스쳐 지나가는 아이 등 내가 만난 아이라면 일단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 호기심은 주로 이런 것들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를 건네는 아이를 보면 부모님께 어떤 가정교육을 받았기에 아이가 저렇게 반듯한지, 텔레비전에 나와서 혼자 무엇이든 잘 해내는 아이를 보면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대하기에 아이가 저렇게 자립심이 강한지, 똑똑한 아이를 볼 때면 타고난 머리를 가진 것인지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내 호기심은 우리 아이와 직결되어 그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채찍질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아이를 평가하기에 앞서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는 어른의 역할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에게 관심이 많은 건 맞으나 지금은 '나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에 더 관심이 많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놀이터, 마트, 책을 통해 다양한 어른을 접하고, 나는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어른인지 자주 생각한다.
책 <어린이의 말>은 일상의 작고, 외롭고, 빛나는 어른이의 말과 행동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접했을 때 내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참 많이 담겨있어서 놀랐다. 아마 저자도 엄마이기에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아이를 심도 있게 잘 관찰하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는 책이 되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들 곁에 있으면 자꾸 욕심이 생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어린이의 말 中
책의 첫 목차 마지막 문장이다.
나는 이 글을 읽자마자 '내 말이. 내 말이' 하면서 크게 공감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관심은 내가 더 좋은 어른이 되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니까. 어른이 조금 더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준다면, 조금 더 친절히 대해준다면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행복하게 자라지 않을까?
책에는 저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너무 사소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았기에 독자로 하여금 사색하게 만든다.
책을 읽는 내내 '당신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요?' 묻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와 관련된 책과 그림책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것에 흥미로웠다. 나중에 읽어보기 위해 따로 메모해두었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나는 이 책을 부모가 아닌 다양한 연령대의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갈수록 아이가 귀해지는 세상에서 아이와 어른이 잘 공존하기 위해서 어른인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한 번쯤 고민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