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 교사가 쓴 책을 읽었다.
첫째가 초등 입학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평소보다 더 몰입하며 읽었는데 그 많은 파트 중에서도 나는 이 파트가 아직도 여운이 남을 정도로 상당히 감명 깊게 읽었다.
'받아쓰기 20점 받아도 당당한 아이는 결국 100점 맞는다'
이 파트의 내용은 즉, 부모가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면 결국 아이는 원하는 점수를 맞을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이 스스로가 작은 기쁨(10점에서 20점)을 쌓아 성공 경험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라는 것인데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첫째가 7살이 되고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받아쓰기를 했다.
그때 아이와 나는 매일같이 받아쓰기를 위한 공부를 했는데 하나라도 더 맞추도록 아이를 몰아붙인 것이 아직까지도 미안하다. 그 후 아이는 점수에 집착하게 되었고, 나는 더 이상 받아쓰기를 위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왜 눈앞의 점수에만 연연했을까?
아마 아이의 능력을 완벽하게 믿지 못한 걸 아니었을까?
다시 한번 나의 행동을 반성해 본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는 것. 어쩌면 부모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 나는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졌다.
아이를 믿고, 스스로 내적 동기를 찾을 수 있도록 한 걸음 뒤에 서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아이에게 종종 미안할 때가 있다.
최근에 읽은 <조금 다른 육아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는 이런 나의 마음을 토닥여주는 동시에 또 한 번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아이를 전적으로 믿고, 응원해 주는 저자는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자랐을까?, 어떻게 하면 저자처럼 될 수 있을까? 그의 가치관이 궁금했다. 하지만 저자는 의외로 나와 전혀 다를 것 없는 부모의 그늘 아래 살아온 사람이라는 사실이 나는 조금 놀라웠다. 그렇다면 저자의 육아 가치관은 순전히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건데 나는 그간 저자의 노력을 생각하니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