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지음, 강성욱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가슴이 찌릿 지릿한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은 <시어머니 유품정리>이다.

읽기 전부터 나는 밀려오는 궁금증으로 참을 수가 없었다.

시어머니는 어떤 연유로 돌아가신 걸까?

유품을 정리하는 며느리의 마음은 어떨까?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라 그런지 나는 이 책에 더 강하게 끌렸다.

 

 

이야기는 며느리 모토코가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에 위치한 시어머니 집은 50대인 모토코가 오르기에도 힘겹다.

그러나 모토코는 바쁜 남편을 대신해 직접 이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해야 한다.

모토코는 이런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시어머니에 집을 둘러본 모토코는 집안 곳곳에 넘쳐나는 물건들로 화가 치밀고, 이내 입 밖으로 원망 아닌 하소연을 하고 만다.

 

 

나는 모토코의 아주 직설적인 하소연을 보면서 내가 처음 생각했던 책의 느낌과 너무 다르다는 느낌에 당황스러웠지만, 어느 나라던지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에는 좁힐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모토코는 꿋꿋하게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한다.

여기에는 또 이유가 있다. 시어머니의 집을 빨리 비우지 않으면 월세를 계속해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모토코는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어머니와 시어머니의 삶을 계속해서 비교된다. 그 과정에서 시어머니를 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쪽 같았던 어머니의 흔적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모토코는 오히려 자신의 감정 표현에 거침이 없는 시어머니의 삶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된다.

과연 모토코는 무사히 임무 완수를 할 수 있을지는 책을 통해서 직접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결말까지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직접 읽었을 때 전해지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모 코토와 같은 며느리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어떤 부분에서는 찔리기도 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통쾌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감정의 흐름보다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삶을 마무리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 차근차근 주변 정리를 할 수 있었던 모토코의 어머니는 어쩌면 운이 좋은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모토코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내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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