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리오네트의 춤 ㅣ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0월
평점 :

몇 개월 전 이금이 작가님의 소설 <거인의 땅에서, 우리>를 나는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책에 얼마나 빠져 있었는지 한동안 몽골사막 앓이를 할 정도였고, 청소년 소설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금이 작가님의 소설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읽으려고 했다.
그 결과 이번에 다시 또 한 번 나를 흥분시킨 이금이 작가님표 청소년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마리오네트의 춤>이라는 심상치 않은 제목의 소설은 내용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게끔 했다.
책을 펼치자마자 학창 시절로 소환된 나는 주인공 봄이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사실 무척이나 기대됐다.
하지만 첫 장부터 사라진 봄이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되는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고등학생인 봄이에게는 멋있는 대학생 남자친구가 있다.
수련회에서 그와의 연애사를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면 부쩍 친구들에게 관심을 받게 된 봄이는 그 관심이 싫지가 않았다. 하지만 친구들의 관심의 대부분은 시샘과 의심으로 가득했다.
그런 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평소 연애사를 떠들어대며 학급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은 봄이가 그다지 고운 시선으로 보일 리 없는 담임선생님의 책상에는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글 한 뭉치가 놓여 있다.
담임선생님은 글을 보자마자 누가 쓴 것인지 바로 알아차린다. 글의 제목이 바로 아이들의 반 번호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10309
10324
10323
10310
10327
10303
10312
10309
10321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선생님은 봄이가 문제라는 것을 확신하지만, 마지막에 쓴 봄이의 글을 보고 혼란에 빠진다.
과연 봄이는 친구의 의심대로 단순히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으로 대학생 남자친구를 만들어 낸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진짜 멋있는 대학생 남자친구가 있는 걸까?
작가가 개정판을 내면서 크게 의미를 두었다는 '진실'을 향해 글은 쭉쭉 나아간다.
이금이 작가님 책을 읽다 보면 '드디어 시작되었구나'라고 생각되는 포인트가 있다.
그때부터 글이 술술 읽히고, 머릿속으로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흥미진진하다가 어느 순간 아프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어른으로서 찔리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작가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메시지가 뭔지도 차차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마리오네트의 춤>은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힌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또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뜻깊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