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라면 한 번쯤 '책 육아로 아이를 키워볼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창의력을 기를 수 있고, 사고력과 학습효과도 높아진다고 익히 들어서일까?
그게 아니면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영유아 전집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에서 영업을 당해서일까?
어쨌거나 엄마들은 책 육아로 아이를 잘 키워보기 위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영유아 전집을 구매하는데 여념이 없다. 공구를 통해 저렴하게 나온 책이라면 당장 읽지 못하는 수준일지라도 일단 쟁여놓고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구매한 책을 엄마들은 잘 활용하고 있을까?
아마 처음에는 아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할 것이다. 아이가 겨우 뒤집기를 했지만, 다 알아듣는다 생각하고 매일같이 책 노출에 읽어주기도 열심히다. 이 열정이 지속되면 좋으련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도 책 읽어주는 것을 게을리하게 되는데 인풋 대비 아웃풋이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그저 귀찮아서인지 엄마도 아이도 점점 책을 멀리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아이가 그림과 내용을 이해하고, 풍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쯤 책을 읽어줘야 할 적기가 온 것 같지만, 너무 일찍 그리고 너무 빨리 책 구매와 읽어주기에 에너지를 쏟은 엄마들은 책 육아에 대한 의욕과 의지가 사라지고 없다.
위 내용은 내 주변 책 육아를 시작하고 시들해진 엄마들의 이야기다. 나 역시 책 욕심이 많아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다수의 전집을 구매한 적이 있다. 새 책과 중고책을 가리지 않고, 책 육아 고수인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책을 속속들이 구매했었다. 그리고 그 책을 매일 밤 자기 전에 아이의 나이 수만큼 읽어줬었다. 아이는 이런 엄마의 정성을 알았는지 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좋아하게 되었다.
하루의 루틴이 되어버린 잠자리 독서는 아이가 두 돌이 된 무렵부터 시작됐다. 그렇게 4년간 이어온 잠자리 독서는 최근에 들어 책태기를 맞이하면서 주춤하고 있다. 책 읽기 권태기인 책태기가 오자 아이들은 내가 읽어주는 책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장난을 치거나 자리를 이탈하기까지 했다. 그 이유를 가만 생각해 보니 아이의 독서 루틴이 깨어진 게 문제였던 것 같다. 둘째, 셋째가 태어나면서 생활패턴이 달랐던 아이들에게 일일이 다 맞출 수 없어 나는 책 읽어주는 것을 게을리했다. 사실 몸이 힘들어 책 읽어줄 여력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본다. 하지만 다년간 만들어온 독서 루틴 때문일까? 아이들은 여전히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책을 읽어주겠다는 내 말에 책을 고르러 가는 것을 보면서 희망은 있구나 생각했다. 현재 7살, 5살, 2살로 우리 아이들은 연령대가 다양하다. 내년이면 초등생이 되는 첫째를 위해서라도 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책을 읽어줄 방법을 찾고 싶었다.
<책 읽기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는 나의 고민과 궁금증을 동시에 해결해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온라인 독서모임을 결성한 4명의 초등생을 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반 모임보다 책 모임을 하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예비 초등생 엄마인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책 토론도 기-승-전-엄마로 끝난다는 이 책의 모임은 엄마를 위한 책 모임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을 키운다는 공통점에서 기존 독서모임보다 더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아이의 독서력이 성적에도 분명 영향을 미친다는 저자는 다년간 중,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이를 직접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서는 공부를 위한 독서가 아닌 나를 위한, 흥미를 위한 독서를 해야 한다고 강조해서 말하는 것에 이 책에 신뢰가 느껴졌다. 책에는 실제 독서모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어떤 대화가 오고 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실려 있어서 좋았다. 특히 책 육아를 하기 위해 필요한 엄마의 자세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역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독서모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책을 좋아해서 꾸준히 읽고 있다. 하지만 독서모임은 한 번도 참여해 본 적이 없다. 영아를 포함한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어서 오프모임을 정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괜히 민폐가 되진 않을지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혼자보다 여럿이 하면 즐겁고, 더 효율적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하면서 조만간 엄마들의 독서모임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없다면 저자의 독서모임 팁을 통해 용기 내서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마저도 들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에 도움이 많이 됐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책을 좋아했으면 하는 엄마들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덕분에 나는 잠시 내려놓았던 책 육아의 의지를 다시 불태우게 됐다. 무엇보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이 책이 더 유익하게 느껴졌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