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브런치'를 모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등용문이라고도 부르는 '브런치'의 대상작을 읽게 되다니! 영광스러웠다.
카피라이터 오지윤의 산문집 <작고 기특한 불행>을 받아 드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표지가 무척이나 독특했기 때문이다.
빨간 수영복을 입고 물속에 잠겨 있는 사람은 지금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올라오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책 내용도 내겐 그랬던 것 같다.
제목을 봤을 때 처음 느꼈던 기분처럼 말이다.
불행을 떠올리면서 작고, 기특하다니.. 작가가 불행을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너무 궁금했다.
책을 받자마자 펼쳐들어 줄줄 읽기 시작했다.
제목을 봤을 때와 달리 무거운 내용이 아니라서 오히려 다행이다 싶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던 전 남자친구의 권유로 키우게 된 '오복'이.
하지만 현재 저자의 곁에는 그는 없고 '오복'이만 남아있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오복'이가 없고, 자신에게는 '오복'이가 있다며 우월감을 느끼는 저자가 참 씩씩하게 느껴진다.
불행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끔 한다.
파킨슨씨병을 진단받은 아버지와의 가족여행에서도 그랬다.
웃음을 드리기 위해 다 큰 처자가 아버지 앞에서 개다리춤을 추다니 내겐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이 외에도 책을 읽는 내내 저자는 불행을 그저 스쳐가는 버스처럼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에게 불행은 그런 것 같았다.
작고, 어쩌면 다양한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주는 그런 기특한 것.
나는 저자의 이런 면을 닮고 싶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불현듯 찾아오는 불행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불행을 만나게 되면 저자처럼 별것 아닌 어쩌면 내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줄 수도 있는 그런 기특한 것이라 한 번쯤 생각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지금 너무 불행하다고 혹은 일상에서의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