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이 된 뒤,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는 몸의 변화는 늘 반갑지 않다.
그 뿐만 아니라 순수함을 잃어간다는 것을 느낄 때면 몸의 변화보다 더 '아차!' 싶을 때가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아이가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엄마~ 산타할아버지는 우리 집에 어떻게 들어와?"
"남의 집에 함부러 들어오면 무단침입죄로 큰일 나"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도 지극히 현실적인 답을 들이밀면서 나는 아이의 환상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말았다.
이때 깨달았다. '아~ 나 순수함을 잃었네..'
어느 작가의 글을 보면서 우리는 순수함을 간직한 채 어른이 되었다는 말에 공감한 적이 있다.
무언가 거짓없이 투명하고, 순수 본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을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성인도 마음 속에 있는 순수함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2022여름 우리나라 좋은동시>는 그 순수함을 끌어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책의 마무리 글에서도 언급했 듯이 요즘은 굳이 동화, 동시가 아니더라도 장난감, 영상, 매체가 넘쳐나는 시대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야기'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야기는 우리의 영혼을 성장시키고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일생의 가장 중요한 영양분이기 때문이라는 말에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책에는 철학 . 심리, 상상 . 재미 . 동심, 생태 . 환경. 풍자와 같은 다양한 주제의 작품이 실려있다.
읽는 재미가 쏠쏠한데 때론 감동을, 때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라며 감탄을 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쓰여진 동시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좋았다. 생각할 거리는 줬다.
7살, 5살 아이에게도 읽어줬는데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재미있다며 또 또 읽어 달라고 할만큼 흥미있어 했다.
이 책은 순차적으로 읽지 않고, 순간 순간 펼쳐서 읽으면 더 매력적인 책인 것 같다. 대체로 짧지만, 읽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생각날 만큼 깊은 여운을 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