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랩소디, 빈티나지 않고 빈티지하게
이솔잎 지음 / 푸른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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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유쾌한 책을 읽었다.

이솔잎 저자의 <마흔 랩소디>는 곳곳에 웃음폭탄을 장착해놓고는 마흔을 앞두고 있는 나를 무장해제 시켰다.

나는 30대 중반을 갓 넘긴 나이로 마흔을 앞두고 있다.

30대 후반이라 편하게 말하면 될 것을 굳이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라 표현하는 것은 마흔은 여전히 나에게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세계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더욱 30대의 끈을 단단히 부여 잡고 있다.


​사실 마흔을 얼마 남기지 않고 있다는게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다.

나는 은연 중에 계속 마흔을 부정하고 있다.

그런 내게 <마흔 랩소디>는 '마흔이여도 괜찮아.'라며 조금은 편안하게 마흔을 받아 들일 수 있도록 했다.




39살 12월 31일과 40살 1월 1일 사이에

차이를 만드는 것은

각자가 부여하는 의미일 뿐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흔이라는 그저 막연한 두려움,

우리가 만들어 낸 하나의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어떤 시선으로 내 나이를 바라봐 줄 것인 가는

전적으로 내 몫이였다.

마흔 랩소디 中




2021년 마지막날이 생각났다.

잘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나는 잠을 이루지 못 하고 있었다.

새해를 맞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1분을 남겨두고 텔레비전 속 mc들이 외치는 10, 9, 8, 7, ... 3, 2, 1.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들으며 나는 2022년을 맞이했다.

새해가 되면 무슨 대단한 변화라도 있을 것만 같았지만, 떠들썩한 텔레비전과 그것을 멀뚱히 보고있는 나.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그제서야 새해를 맞이하던 들뜬 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해가 바뀌어도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산다는 것.

그러니까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는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마흔이 점점 다가올 수록 나는 여전히 새해가 두렵다.

그것은 저자가 말한대로 내가 마흔에 부여한 의미가 부정으로 가득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는 이런 나와는 달리 마흔을 담담히 받아 들이고 즐기고 있는 듯 보인다.

누군가 정해놓은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저자가 나는 새삼 부럽고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파란색 머리에 도전한 것과 스케이드보드를 타는 마흔이라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도 저자와 같이 즐겁게 마흔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살짝 설레기도 한다.

그래도 파란색 머리에는 도전하지 못 할 것 같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목적없이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 앞에 아이'가 된다는 한 저자의 말에 나는 마지막으로 아무런 조건없이 좋아하는게 언제였는지 떠올려봤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한 번도 그러질 못 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이제는 순수하게 좋아할 무언가를 찾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마흔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끝까지 저자를 응원하면서 나의 멋진 마흔도 기대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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