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플랑크 평전 - 근대인의 세상을 종식시키고 양자도약의 시대를 연 천재 물리학자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이미선 옮김 / 김영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막스 플랑크. 양자역학의 아버지인 그를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아니, 솔직히 '알고 있다'라는 표현은 그를 향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알고 있다라고 말하기에 내가 진짜로 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물리2에서 배웠던 열역학법칙의 창시자이자, 물리학자, 그리고 양자역학의 창시자라는 것들 뿐이 전부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 <막스 플랑크 평전>을 읽으면서, 나는 양심있게, 막스 플랑크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것 같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듯 싶다. 책을 읽으면서 물리학자였던 막스플랑크의 과학적인 흔적들 뿐 아니라, 그의 개인적인 삶 또한 엿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막스 플랑크' 라는 그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어도, 그의 얼굴은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표지를 보면서, '아하… 이렇게 생기셨구나' 싶었더랬다. 사실, 요즘 우리는 전공으로 물리학을 선택해서 공부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가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소비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않는다. 심지어, 관심조차 없다.

하지만 누가, 과학에 대해서 무관심한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던가. 그것이 발전할대로 발전해 버린 현대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진짜 모습인 것을. 그래서 나는, 더욱 더 <막스 플랑크 평전>같은 책이 세상에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나는 적어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고, 누리고 있는 과학의 업적에 어느정도 관심을 기울어야, 지난 세월의 과학자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 책에서 읽었던, 막스 플랑크라는 과학자는 형식적이고 따분한, 그런 예우를 반가워할 과학자는 아닌 것 같지만 말이다.

세상은 막스 플랑크를 향해, '양자역학의 창시자를 연, 천재 물리학자'라는 수식어를 붙이던데, Jin하다는 책을 읽으면서 사실 고개를 갸웃거렸다. Jin하다의 시선으로 바라본 막스 플랑크는, 하늘에서 뚝 떨어저니 천재라기 보다는, 물리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학문적인 욕망으로, 앞만 보고 달려갈줄만 아는 융통성 없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실로, 그는 아들들과 딸, 그리고 사랑하는 부인까지 잃는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학문을 놓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얼마나 그 일을 사랑했는지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당혹스러워 할지도 모르겠다. 제법 구체적으로 물리학에 대한 이론들을 서술해 놨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며 멀리할지도 모르지만, 책의 그런 부분들을 '학문적인'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가볍게 본다면 더욱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으리라 본다. 예컨데, 에너지가 무엇인지 설명한 페이지를 보며 '아하,에너지에 대해 설명하나보군'이라고 넘긴다면, 문제될건 없다고 본다.


내가 막스 플랑크의 삶에서 가장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은, 그가 살아오던 시대적 배경이었다. 히틀러와, 산업혁명이라는 시대를 지나쳐오며 위대한 물리학의 꽃을 피운 그의 노력이야 말로, 나는 진정한 과학자의 면모라 본다. 그는, 심지어 자신의 업적을 끝으로 과학사에서 사라지지 않았으며, 아이슈타인이라는 또 다른 과학자를 탄생시킴으로써, 본인의 존재를 더욱 각인시켰다. 1929년 6월 28일, 막스 플랑크가 알베르트 아이슈타인에게 막스 플랑크 메달을 수여하고 있는 저 사진이야 말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야 말로, 나를 두근두근 거리게 한다.

저 둘의 만남이야 말로, 역사상 최고의 과학자들의 만남이 아니던가.



플랑크는 그 생일에 전보, 편지, 우편엽서 등 1천여 통의 축하 서신을 받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모두 자필로 답장을 보냈다. 석 달 동안 매일 적어도 한두 시간씩 답장을 써야 했다. 아이슈타인이 말했듯, "우리의 플랑크는 바로 이런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사랑한다."


이 책의 작가인, 에른스트 페터 피셔가 말해주듯, 막스 플랑크에 대해서, '우리 시대가 왜 그를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주는 책이었다.



과학은 위대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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