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 나는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다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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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 - 이재운


뒤주에서 죽은 비운의 조선 왕자가 내가 알 고 있는 사도세자에 관한 유일한 사실이었다.

최근, 정조에 관한 영화를 접하면서 사도세자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작가는 흡사 판소리의 고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어떠한 연유 때문에 사실과 달라졌는지,

사실과 다르기에 작가가 느끼는 감정이 어떠한지 추임새를 넣어가며 이야기를 서술한다.

재미있게 이야기에 빠져 있을 무렵, 그건 사실이 아니다! 라며 외치는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사도세자에 관한 유언비어가 떠돌았다는 부분을 서술을 하며 그럴 수 없음을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변호하는 부분이나 사씨남정기, 한중록과 같은 기록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소설이 시작되기 전 ‘길들여진 역사를 찢어 버리고 싶었다’ 는 작가의 의도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은 사도세자 이지만, 그의 이야기를 서술하기에 앞서 흔히 알고 있는 장희빈에

관한 이야기들을 기존에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기의 후반부도 정조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되는데, 사도세자가 소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큰 중심 사건은 사도세자의 죽음이지만 그 사건의 저 깊은 곳의 배경들과 그 죽음으로 인한

결과물이 역사에 미친 영향을 작가는 말해주고 싶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왜곡된 사건을 다시 재조명해 보고 싶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꽤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장희빈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묘사한 것과

비슷하게 최근 드라마에서 본 기억이 난다.

장희빈하면 악녀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었는데, 그간의 알고 있었던 역사인물들을

소설에서 다르게 표현한다.

실제 장희빈이 기존에 내가 알던 것처럼 악녀인지, 이 소설처럼 왜곡되어

전해진 비련의 인물인지는 확실히 알 수는 없다.

영조의 행동을 패악으로만 연관시킬 수 있는지 조차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역사적 인물과 그 성격을 단정 지어 동일시하는 나의 잣대가 조금은

유연해 지는 계기가 된 것은 틀림없다.


작가는 ‘역사에 해피엔딩은 없으며, 끝없는 혼돈만 있을 뿐이다‘라고 결론짓는다.

그렇게 밖에 내릴 수 없는 작가의 결론에 슬프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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