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셰프 - 영화 [남극의 셰프] 원작 에세이
니시무라 준 지음, 고재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남극의 셰프

 

남극관측대의 일원인 글쓴이가 그곳에서 겪은 경험담을 엮어

지은 이야기들이다.

마치 그날그날의 일기장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양한 요리와 함께 그들의 지난 이야기들을 듣는 시간이 되었다.

 예상외로 음식에 대한 비중이 적어 아쉽게 느껴졌다.

셰프라는 제목때문에 내멋대로 요리 에세이일꺼라고 추측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상밖의 전개를 원한다면 오히려 더 흥미롭게 느껴질 만한 책이었다.

 

극한의 공간 속에 모인 각양각색의 남자들, 지금은 모두 떨어져 글쓴이가 언급한

문명사회라는 각자의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곳에서 소소하게나마 웃음을

찾아나가는 남자들의 모습이 어쩐지 멋있게 느껴졌다.

 

언젠가 그런 글을 보았다.

남극이라는 곳은 굉장히 춥고 소통되지 않는 공간이라 사람들의 감정이 격해지기 때문에

다툼도 잦고 굉장히 힘든 곳이라고 말이다. 어쩌면 당연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재미있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쩐지 나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을 마음껏 쓸 수 없어 절수 해야만 하는 상황, 소변조차 마음껏 볼 수 없는 시간들,

동상에 걸리기도 십상인데다 자다가 마비가 온 대원들을 바라봐야 하는 사람들.

마치 우주선에서 생활 한 것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소프트 볼을 하는 경기 사진은 나를 저절로 미소짓게 만들었다. 

생일파티, 페스티벌.. 칭기즈칸을 먹겠다며 선전포고하는 모습들...

어쩌면 이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갖게 할만큼 그 소소한 일상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졌다.

 

 


 "돔 기지에서는 무엇을 합니까? "
여러분이 시험 삼아 전화나 메일로 문부성에 질문을 한다면 아마도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기상 조건에 놓인 돔 기지에서는 설빙, 기상, 공기 등등

실로 다종다양한 관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관측 쪽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위의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관측 쪽 이야기일 뿐 우리는 실제로 그런 생활을 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지은이는 남극관측대에 대한 이야기, 돔 기지에서 어떤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와 같은 독자는 다소

어렵고도 따분하게 느껴지기도 할만 이야기를 말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위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얼마나 즐거운

나날을 보냈었는지 이야기 해주고 싶었던 거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남극이 이처럼 친숙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다니 이 셰프아저씨들의 메세지를

잘 전달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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