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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평점 :
'보통 인간' 되기
- 편의점 인간
문득 월요일 아침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며 처음 만나는 친구와 나눈 첫마디가 생각난다. 그 처음은 이렇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제 그거 봤어? 완전 웃겼어!! 그치?" 그 친구가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다면 더 이상 대화가 지속 되지 않는다. 친구가 안봤다고 하면 재미 있었던 장면을 설명하는 것이 맞을 텐데, 오히려 대화를 이어가지 않는다. 대신 그 프로그램을 보았다는 친구를 찾아가고 만다. 그 당시에는 이것이 '보통' 학생이었다. "그거 봤어?" 는 보통 인간인지 확인 하는 암구호 였는지도 모른다.
|완벽한 매뉴얼이 있어서 '점원'이 될 수는 있어도, 매뉴얼 밖에서는 어떻게 하면 보통 인간이 될 수 있는지 , 여전히 전혀 모르는 채였다. 33
우리가 사회성을 키워간다는 말은 개성을 숨기고 많은 사람이 행동하는 대로 따라 하라는 매뉴얼을 익히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은 보통이 아닌 인간을 재판하는게 취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기준으로 면전에서 성격이나 능력을 재단 당하지 않으려면 매뉴얼을 따라야 한다. 때가 되면 대학에 가고, 취직하고 ,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 이 중에 하나라도 제때 행하지 않으면 명절에 가족 친지의 재판을 무사히 넘어가기는 힘들다.
보통인간의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이 세상에 필요한 부품이란것을 인정받기 위해 나는 오늘도 ' 40대, 2명의 아이, 직장에서 중간 간부' 매뉴얼에 따라 살며 안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