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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시간 - 서울공대 26명의 석학이 던지는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지음, 이정동 프로젝트 총괄 / 지식노마드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서울대 공대의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이 앞으로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인터뷰한 내용을 역은 책이다.
1.원천기술 연구가 필요하다.
2.기술적 노하우가 쌓여야 한다. (산학 ,제조업)
3.벤처 캐피탈등의 생태계가 잘 마련되어 실패해도 다시 도전 할 수 있어야 한다.
- 이렇게 해서 "창조적 개념 설계" 할 할 수 있는 architect가 나와야 한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은 GDP 기준 $1,435억 달러로 세계 11위 수준이다. 전후인 1953년 GDP가 $20억 달러였으니 가히 한강의 기적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기적을 이룬 한국 경제가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뉴스에서 대기업의 구조조정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시적인 기업 수익 하락 뿐만아니라 거시적 잠재성장률도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느끼는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 이것이 어느 한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5대 수출산업인 전자,자동차,철강,조선,정유.화학 모든 분야에서 격고 있는 어려움이다. Global 경기 둔화 (New normal)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의 추격이 표면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문제는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1차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기반산업을 고도화 한 모범 국가이다. 그러면 단기간에 산업을 고도화 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것이 가장 효과적이었겠는가? 다른나라의 기술을 가져와서 베끼고 응용해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이러한 압축 성장 시대에 발맞춰 사회, 정부, 기업,학교도 같이 달려왔다. 정부는 주요 국가 기반사업을 대충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과감히 하고, 사후 관리는 대충 하며 대기업 위주로 경제를 성장 시켰다. 기업은 수직계열화를 하여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막고 이익을 독식했으며, 대학은 연구가 아닌 산업인력 육성에 매달렸다. 이런 구성원들이 이룬 사회는 깊이 있는 연구를 지원하지 않고, 단기 성과에 집착했다. 중소기업은 기술력 만으로는 성장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종속되어 하청 일만 해야 살아 남았다. 벤처에 대한 생태계가 잘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학생들도 창업보다는 대기업 취직이 목표인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앞만 보고 달리는 동안 기초가 약한 사상누각이 되어 버렸다. 기업들은 더 이상 지속성장을 위한 제품을 못 만들어 내고 있다.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였으니 앞서 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여 고유기술과 디자인을 축적하는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정체되어있는 동안 우리가 한 방법으로 중국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이 국가 주도하에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고, 세계 최대의 내수 시장이 바탕이 되어 우리가 했던것 보다도 더 경쟁력 있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더이상 예전과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없고 오히려 중국에 밀려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축적의 시간' 이다. 새로운 개념을 설계 할 수 있는 architect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는 한번의 기술 실패가 인생 실패로 이어져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풍토가 사라지도록 제도적 생태계를 마련 해야 한다. 학교는 논문만을 강요하지 말고 산학 협력을 통해 원천 기술이 스케일업되어 경쟁력있는 기술이 되는 것도 성과로 인정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업은 당장 제품화 가능한 기술 뿐만아니라 원천기술 단계의 기술도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제조업 기반의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이제 내공을 다질 때이다.
몇가지 고급 기술로 무림에서 이름을 날릴 수는 있지만 고수의 내공앞에서는 한낱 불나방에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