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신호등 - 내 몸이 질병을 경고한다
닐 슐만 외 지음, 장성준 옮김 / 비타북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몇 년째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다. 종류도 다양해서 2, 3년 전에는 발목 인대가 늘어나 한참 절뚝거리며 침을 맞으러 다녔고 작년 겨울에는 어깨가 심하게 결려 침을 맞았다. 지금은 주로 위와 장에 탈이 잦아 침을 맞으러 다닌다. 사정이 이러하니 날 궂은 날은 심히 괴롭다. 기상청이 따로 없이, 발목, 어깨, 등, 허벅지 같은 곳이 쿡쿡 쑤신다 싶으면 비나 눈이 오겠거니, 이도 저도 아니면 잔뜩 흐리겠거니 한다. 아직 창창한 나이에 이 무슨! ㅜㅜ

뼈마디나 인대만 좀 쑤셔주면 다행이겠다. 속은 또 왜이리 탈이 잦은지. 기능성 위장장애라는, 참으로 골치 아픈 '지병'을 품은 지도 어언 몇해 째...스트레스에 가장 약하다는 '위'님은 삐치기도 잘해서 뭐 좀 잘못 먹었다 싶으면 얹히고 체하기 일쑤. 밀가루 안 먹고 찬 거 안 먹고 많이 안 먹고 술 안 먹고 조심하려고 노력은 하나, 사람이 어디 그런가. 이것저것 맛난 거 집어먹고 급하게 먹고 많이 먹고 하다보니...그야말로 하루하루 위장과의 싸움, 아슬아슬한 동거, 줄타기 같은 심정이다. 타고 나기를 소화기가 약한 체질 탓도 있겠지만, 일 때문에 제때 못 챙겨먹고 머리 쥐어 뜯으며 창작하는 업종이라 일이 주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거라 여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약한 체질 탓해봐야 제 발등 찧기고, 타고난 재능과 일을 접을 수도 없는 일. 그저 조심조심 조용조용, 부실한 몸을 끌어안고 함께 살아가는 수밖에.

누군들 그렇지 않겠냐만,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 보니 건강 관련 책에는 눈길이 자주 간다. 신문의 건강 정보도, 나랑 관련 있다 싶은 내용은 꼼꼼히 들여다보게 되고 이런저런 매체에서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 병을 이긴 사람들의 사례에도 귀가 쫑긋 서곤 한다. 결론은 늘 비슷하다. 무리하지 않고, 거스르지 않고 몸이 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무거나 함부로 집어먹지 않고 몸을 막굴리지 않고 마음 편히 먹으며 사는 것. 그것이 곧 건강할 수 있는 길이자 방법이라는 것. 당장 귀농을 실천할 여유도 의지도 없거니와, 그나마 팍팍한 도시 생활 속에서 나름의 건강을 지켜가는 길은, 많이 알고 많이 실천하며 몸이 주는 여러 신호를 섬세하게 더듬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 [건강신호등]은 나 같은 '골골 백년' 인간들이 밑줄 그어가며 읽어볼만 한 책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인체의 모든 부분(장기)들이 보내는 이상 신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말 그대로 녹색불, 빨간불, 노란불이 깜빡이는 신호등 같은 우리 몸이랄까.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 하나 자로 잰 듯 엄격하지 않다 해도 평소와 다른 증상이라면 소홀히 흘리지 말고 한 번 찬찬히 들여다볼 일이다. 양의들 답게 사람 몸을 너무 조곤조곤 구획 짓는 듯한 태도가 살짝 거슬리기는 해도(몸은 결코 따로가 아니라는 한방의 정신이 더 마음에 드는 것이 사실이라) 증상과 이상의 경계가 아리까리한 범인들에게 하나의 지침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곁에 두고 사전 들여다보듯이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보며 짚어보는 것도 좋을 듯. 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건강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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