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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여행자
한지혜 지음 / 민음인 / 2014년 6월
평점 :
여행 에세이는 이 답답한 현실에서 가보지 못한 세계의 명소,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유와 잃어버린 인간적인 감정을 되찾게 해주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장르다. 그러나 즐거움 뒤에 쓸쓸함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나도 여행 가야지'라는 마음을 먹으며 열정이 느껴지다가 읽을수록 점점 나의 현실과는 매우~먼 곳이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순수하고 따듯한 사람들과 저자의 추억을 담은 사진과 일화들은 너무 감정적인 것을 요구하지 않나 싶어서 읽지 않았다.
그러나,
표지에 반해서 일단 읽게된(?) '축제 여행자'는 이제까지 읽은 책들과 다르게 다가 왔다.
당연히 인생의 깨달음과 감동을 주는 구절, 여행지 소개 등 비슷한 부분은 있으나 '순수한 즐거움'이 느껴졌다. 일단 소재부터 세계의 명소도 아닌 '세계의 축제'이다. 축제는 여행서에 나온 명소만 찾아다니는 숙제가 아닌 그냥 가서 보고, 즐기고, 함께하는 곳이다. 그래서 어느 여행 에세이 보다 '자유'가 느껴지고 저자가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부분에서는 인생의 행복이 타인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추억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 우리는 자유가 허용 된 그 공간에서 순사하게 자기 자신과 만났다. 모든 신분과 사회적 위치에서 벗어나면 진짜 나를 볼 수 있다.
나를 억압하는 이성을 잠시 접어 두고 내가 얼마나 활짝 웃을 수 있는지, 내가 얼마나 감동의 눈물에 젖을 수 있는지
사람다운 나를 보는 것이다. '
_ 영국 글랜스턴베리 페스티벌 中
' 어디에서 출발하든 열기구에서 한 가지 공톰점이 있다. 바로 꿈을 싣고 있다는 것,
내가 볼 때 열기구는 인간의 꿈을 이뤄 주는 가장 낭만적인 수단인 것같다. '
_ 뉴 멕시코 열기구 축제 中
" 엘리, 초콜릿 축제는 어땠어? "
" 지금 내 몸속에 피 대신 초콜릿이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
" 아하하, 상상이 가, 나도 그랬어. "
" 세상에 있는 초콜릿은 죄다 먹은 것 같아. 그리고 수많은 연인들이 부러워 죽는 줄 알았어. "
_ 이탈리아 유로 초콜릿 페스티벌 中
' 내가 진정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참 소박하다. 여행할 때, 무대 위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관객에게 인사할 때, (...) 잘했든 못했든 최선을 다한 일에 박수를 받을 때 나는 온몸으로 행복을 느낀다. 내 행복은 완벽할 때가 아니라 내가 만족할 때 찾아온다. '
_ 브라질 리우 카니발 中
감동적인 구절만 뽑아서 썼지만, 저자가 축제 속에서 겪은 더럽고 웃긴 일화들도 매력적이다.
나는 8개의 축제를 다 돌았을 때 명소에만 치중해서 진정한 자유로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고 느껴졌다.
< 축제 여행자 >를 읽게 된다면 여행에 대한 새로운 의미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