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기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겨울 일기>>

 

인생의 겨울로 들어선 폴오스터의 회고록

 

 

 

 

 

 

 이 책 너무 매력적이다.

그냥 피게되고. 그냥 읽게된다.

 

누군가의 일기장이다.

하지만 내 일기장 이기도 하다.

 

 

 

 

 

당신이 살아 있음을 기억할 수 있는 첫날부터 오늘까지

이 몸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살펴보자

감각적 자료들의 카탈로그랄까. <호흡의 현상학> 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되겠다. _7p

 

 

 

대부분 일기장에는 날짜와 함께 그 날의 일을 적는 것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폴 오스터의 일기장의 날짜는 '감각'이고 일은 '감각적 경험' 이다.

그래서 일기장의 시간적 흐름을 대신하는 것은 감각의 흐름이며
이는 폴 오스터만의 <호흡의 현상학> 이다

 

 

 

 

 

 

 

 

 

"당신의 흉터들 중에서도 특히 얼굴에 난 것은 매일아침 욕실 거울 앞에서

면도를 하거나 머리를 빗을 때마다  눈의 띈다  _11p

 

 

 

시각으로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선, 그 상처가 생긴 일을 회상한다.

세살반 때 벤치못에 얼굴의 반쪽이 찢어진적, 열두살 때 야구를 하다가 부딪쳐서 이마를 꼬맨적...

 

호흡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것 처럼 하나의 감각을 통해

그는 호흡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호흡은 규칙적이다.

그래서 폴 오스터의 '겨울 일기'에 담긴 사건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호흡처럼 한문장, 한글자 살아있다. 딱딱하고 지루한 회고록이 아니다.

 

 

 

 

 

 

 

 

 

 

회고록 이란, 어떻게 보면 점점 죽음으로 향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각을 통한 회고록은 오히려 점점 전개될수록
'생명'을 느꼈다. 기억은 죽어있지만, 감각으로 느끼고 살아난 기억들은
죽음앞에서 움추려 드는 우리들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책이란 읽으면서 공감하면서 그 속에서 울림을 느끼는 것이다.
예순 네살의 작가의 회고록. 뭔가 우중충하거나 인생의 쓴맛만 담아서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다.
이때, 폴 오스터만의 '우연의 미학'이 드러난다.

 

 

 

 

당신은 그런일이 당신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어날 리 없다고, (....)

그런데 그런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다른 이들에게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당신에게도 일어나기 시작한다 ._7p

 

 

 

 

 

 

여러가지 사건들을 나열하면서 우리는 '당신' 이라는 관찰자가 되어서 교차점을 찾아낸다.
우연적이지만 똑같은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일어난다.
읽을 수록 다른듯하면서도 비슷한 경험들은 내 자신을 돌아볼 수 도 있다.
그때 했던 사랑, 함께 했던 가족들,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기 이 모든 것들을 회상할 수 있다.


이 작가의 책은 처음이였지만, 정말 빠져버렸다.

다른 작품들도 매우 매우 읽고 싶어졌다 ...

 

 

 

 

 

 

 

 

 

 

 

 

침대에서 나와 창가로 걸어가면서 차가운 마룻바닥에 닿는 당신의 맨발, 당신은 예순네 살이다. 바깥은 회색이다

못해 거의 흰색에 가깝고 해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당신은 자문한다. 몇 번의 아침이 남았을까.

 

문이 닫혔다. 또 다른 문이 열렸다.

 

당신은 인생의 겨울로 들어섰다. _247p

 

 

 

 


작가는 아침에 일어나면 옆에 누워있는 아내를 보고, 아내와 사랑에 대한 추억을 회상한다.
그리고 창밖을 내다보면서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예순 넷, 인생의 겨울로 들어섰다는건 이런 느낌인 걸까.

 

작가는 매우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근데 폴 오스터는 담담한 어조만큼 마음도 그럴까... 

이렇게 '겨울'이란 시기를 감성적으로 표현하신 것을 보면... 그런거 같기도 하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처음 든 생각은 '비참하다' 였다. 

읽으면서 '생명'을 느꼈지만, 이 문장은 '비참하다'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겨울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계절마다의 아름다움이 있듯이,

'겨울'도 겨울 나름의 아름다움이 존재할것이다. 언젠간 다가올 '겨울'을 조금은 반겨주겠지..

 

 

 

 

 

 

 

 

 

 

 

ㅇ ㅏ 폴오스터 팬됐...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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