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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없는 색시
임어진 글, 김호랑 그림 / 한림출판사 / 2013년 2월
평점 :
손 없는 색시라는 말에 손이 없다니? 라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답니다. 그리고 어렴풋 기억나는 손 없는 각시 이야기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전 사실 손이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무서웠거든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깬 것이 바로 겉표지였답니다. 너무도 행복한 신랑각시 결혼하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바로 이 그림이네요.^^ 보는 사람마다 어쩜 이렇게 예쁜 그림이냐고 하네요.
손 없는 색시는 처음부터 손이 없었던 것이 아니랍니다. 이렇게 베를 아주 잘짜고 성실하게 일하는 마음씨 착한 딸이였답니다. 곱디 고운 색시를 미워하는 새엄마는 남편에게 거짓말로 두 손을 짤라내고 쫒아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잘린 손은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처녀는 울며 집을 떠나네요. 새어머니가 이렇게 미워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정도록 잔인하게 손을 잘라야하는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악해도 너무 악한 새어머니와 그 말을 믿고 딸에게 손을 자르고 집에서 쫒아낸 아버지가 참으로 밉게만 드네요.
그런 색시에게도 참 좋은 신랑을 만나고 시어머니를 만나네요. 아기를 낳기 전에 과거 시험을 보러 간 신랑이지만 한없이 색시를 사랑한 도령은 어머니께 잘 보살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네요. 출산 소식을 전하러 간 하녀가 들른 주막에서 또다시 새어머니의 계략으로 도령의 집에서 쫒겨나네요. 아이를 업고 가다 물에 빠질 뻔 한 아이를 잡으려 하는 순간 물속에서 손이 나와 아이를 건져 올릴 수 있었답니다. 아이를 향한 모성애가 느껴서 잠시 눈시울을 적셨네요. 아이를 살리고 싶었던 엄마의 사랑을 하늘도 아셨을까요? 아님 너무도 억울하게 집에서 쫒겨난 손없는 색시를 불쌍히 여겨주셨을까요? 마음 착한 각시의 아픔과 아이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 놓을 수 있는 뜨거운 모성애를 아셨던 것 같네요.
새새롭게 시작한 삶의 터전에선 너무도 행복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었답니다. 그러면 신랑은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요? 과거에 급제하고 돌아온 집엔 누군가의 잘못된 편지로 인해 아내와 아들은 떠나고 없었답니다. 손없는 색시와 아들을 찾아 헤메는 도령의 모습을 보니 짠한 마음이 생깁니다. 부족해도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몇해를 헤매고 있는 모습에 감동이 밀려옵니다. 손없는 색시는 결코 불행하지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아내와 아들을 찾은 도령은 다시 행복하게 살았다는 옛이야기가 절로 흥이나게 합니다.
손 없는 색시의 아버진 어떻게 되었냐고요? 책을 읽어보시면 알것 같네요^^
사실 어떻게 보면 손없는 색시 이야기는 참으로 잔인한 이야기랍니다. 손목을 잘라 내는 일, 그런 상태에서 쫒아낸 일, 잘 살고 있는 집에 이간질 해서 다시금 쫒아낸 일의 과정은 너무도 무서운 세상임을 실감했답니다. 그림과 글이 잘 어울려져 잔인하지만 그래도 덜 잔인하게 표현되어져서 아이들과 읽기가 좋았답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이 두 군데데요. 첫번짼 물 속에 빠진 아이를 건기지 위해 손을 뻗는 장면이랍니다. 만약에 손이 나오지 않았다면 손 없는 색시는 어떻게 했을까? 아이를 건질 수 있었을까? 그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며칠전에 막둥이랑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가 미끄러졌을 때 바로 잡았던 생각이 나더라고요. 손이 없이 아이를 잡기위해 얼마나 몸부림 쳤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아파오더라고요. 하늘도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알았는지 손이 다붙여주신 것 같네요. 그런 소중한 아이를 살린 이야기는 빼 놓을 수 없는 이야기랍니다. 두번짼 남편이 많이 자란 아이의 모습 속에 아내를 발견하고 아내를 만난는 장면이랍니다. 너무도 사랑했던 아내, 그리고 보고 싶었던 하나뿐이 없는 아들 평생 찾아 헤메고 헤맸던 남편의 마음을 알고 이렇게 만나게 되나봅니다. 간절한 사랑이 넘치는 장면이라 감동이 두 배가 되네요. 그래서 표지의 너무도 행복한 모습이 더 생각이 나나봅니다. 손 없는 색시 이야기는 아내는 아들을 지키고, 남편은 가정을 지키는 멋진 옛이야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