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악아 지음 / 봄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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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만으로도 나의 마음에 분노가 터져 나왔다.

결혼 14년차에 들어선 74년 범띠 며느리!!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의 이름이 들어왔다.

저자  : '악아'

생후  400개월의 86년 생 범띠 며느리.

서른이 넘은 지 한참인데 시어머니에게 여전히 '아가'라 불린다.

'악아'가 어느 순간부터 나쁜 아이로 들리기 시작한 작가!!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왜 며느리를 부르는 어머니의 호칭을

'악아'로 쓸까? 생각했는데... 작가 소개글을 읽어보니

그 의미를 알겠다.

어머니 귀에 대고 쏙닥쏙닥 거리는 여인은 과연 딸일까? 며느리일까?

아마도 며느리시점에서 보면 시누가 아닐까 싶다.

어느덧 어머니의 이마부분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고, 눈은 치켜 뜨고 있는 모습!!

며느리를 대하시는 보통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닐까?

책 소제목 하나 하나가 어찌 속에서 열불이 나게 하는지...

작가의 외침이 이 시대의 며느리들의 외침이 아닐까?

또 한번 놀란 건 이런 고부갈등이 너무도 보편적이라는 사실이 속상하기도 하다.

나도 늘 시누들이 하는 말이 있다.

"언니!! 언니만 참으로 우리 명절에 와서 재미있게 있다 갈 수 있는데...

그 정도 해 줄 수 있지요? 집안의 평화를 위해 언니가 좀 희생해 줘요!!"

"언니 우리가 오래 있다 가는 것도 아닌데... 언니 친정 갔다오고 그 다음날 하루만 참으면 되잖아요!"

지난 설까지 매년 우리집에 본인 친정집 같이 와서 2박3일이고 지내다 갑니다.

어머니는 한 40분 거리에 사시는데... 꼭!! 아들 집에서 명절을 보내야 한다고, 제사는 아무곳으로

옮기는 거 아니라고 (제사 안지냅니다ㅠ.ㅠ) 제가 친정갔다고 다시 돌아와도 기본이 하루를 더

묶으시는 분들이랍니다.

일년에 몇번 안되니 참으라고...

명절 끝나고 쉬고 싶다는 외침에도 하루만 참으라는 아가씨들의 모습에 화가 났었답니다.

결혼 13년 차인 작년 5월 여러가지 시댁과의 문제에서 탈출하여 드디어 독립하였답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고, 찜찜함도 있지만요ㅠ.ㅠ

그래도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세상에서 이 말이 너무 너무 싫습니다.

"나만 참으로 모두가 행복하다! 가 아니라 나만 참으면 나를 뺀 모두가 행복하다!"

이 말이 정말 제대로 된 말입니다.

식댁식구들과 있으면 나만 행복하지 않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시댁행사엔 웬만하면

참석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다만 남편의 가족이고, 아이들의 할머니, 고모이기에 내 할 도리만 하고 옵니다.  

악아!! 악아!!

저희 어머니도 아들이 노총각으로 결혼 못하고 있을 때 결혼한다고 하니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땡입니다.

남편보다 더 사랑하는 아들을 뺏은 며느리!! 아들 고생만 시키는 며느리!!

며느리가 있는데... 왜 내가 일해야 하냐고 생각하시는 어머니!!

아마 저를 가문을 잇는, 그리고 집안 대소사에 일꾼으로 결혼을 시키신것 같습니다.

없는 돈 아끼며 세 아이들 키우는 며느리는 못마땅 하시면서 (아들보다 돈을 더 벌면 싫어하십니다. )

큰 딸 취직했다하니 고생해서 어떻게하냐! 사위가 능력이 없다고 흉을 제 옆에서 보십니다.

딸이 사위를 잡들이 하면 빙그르 웃으시면서 며느리가 아들 눈치 한번 주면 그 꼴을 못보시는 어머니!!

아마 어머니의 그런 모습 때문에 남편에 대한 신뢰가 깨어졌던 적이 있습니다.

다행이 이제라도 독립해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댁의 시시콜콜한 간섭이 없으니 살 것 같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시댁과의 일!!

이제 곧 명절이니 더욱 긴장이 됩니다.

이번 명절에도 제가 할 것만 준비해서 할 도리만 하고 오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 마음이 후련해 질것 같았는데...

오히려 세상 며느리들이 이렇게 대접받지 못하고 산다고 생각하니

조금 답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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