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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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3 | 2015.12.20  
문제는 단순하다.
가족이 해체되면 끝내 우리는 완전히 고립되어버린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족이 해체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고립된 존재로서의 개개인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단순히 가족이 무너져내려 가는 과정으로만 느껴졌던 이 이야기가 사실은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랑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의 이야기이자, 텅 빈 껍데기 속에서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소리를 지르는 라훌의 이야기이자, 쓰러지는 나무를 바라보면 함께 쓰러지는 수드하의 이야기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이런 가족의 이야기를 바라보면서 이상하게도 마음이 먹먹해졌다.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이야기와는 크게 상관없는 어떤 개인적인 경험들이 끊임없이 겹쳐졌다. 그런 경험들은 이 소설 속에 흩어져있는 개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의 저편에서 이끌려 나온 것이다. 그것은 기이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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